[단독] 최태원-노소영 이혼 영향?…사위, CEO 물러나

윤도연씨, AI 스타트업 ‘모레’ 공동 대표서 최근 물러나

윤도연씨와 최윤정씨 [사진=모레/서울대]

 

인공지능(AI) 인프라 솔루션 업체 ‘모레’의 창업 멤버인 윤도연 공동 대표가 최근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모레는 자사 웹사이트 경영진 소개에 있던 윤 대표의 이름과 사진도 이달 중 삭제했다. 일부에서는 그가 해임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모레는 지난달 26일 AMD, KT, 포레스트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2200만 달러(3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잘나가는 스타트업인 셈이다. 보통 그런 기업이 창업자인 대표이사를 교체하지는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윤 대표는 왜 갑자기 물러났으며, 해임설이 나오는 배경이 무엇일까. 일부에서는 윤 대표의 처가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이유를 찾는다.

윤 대표의 아내인 최윤정씨와 다른 자녀들이 노 관장의 편에 서서 교류를 이어가고, 이혼 소송 관할 법원에 노 관장을 지지하는 탄원서까지 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노 관장을 향해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런 상황에서 감정 싸움의 불꽃이 사위에게 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중 모레는 윤도연 대표 소개를 지웠다 [사진=모레 웹사이트 캡쳐]

컨설팅 출신 윤씨, 반도체 업체 파두 근무하다 창업

노 관장은 지난달 28일 모레의 투자 유치 소식 보도를 공유하면서 ‘앞달려 가는 다음 세대 : 사위 자랑,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당시 노 관장은 “4년 전 창업할 때 사위는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고 다녔다”면서 “경영대 출신, 경영 컨설턴트 출신이 이런 ‘딥테크’를 어이 알랴”고 썼다.

그러면서 노 관장은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들을 확보하기 조차 어려웠다”며 윤씨가 2020년 모레 창업 후 겪은 어려움을 설명했다.

노 관장이 사위 윤씨의 성과를 자랑하는 글을 쓴 뒤 몇주만에 모레는 윤씨의 흔적을 지운 것이다.

모레의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는 노 관장 [자료=페이스북 캡쳐]
파두, SK 투자 받고 대표와 최태원 인연도

윤씨는 서울대 경영학과 2005학번 출신이다. 졸업 후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하다 최태원 회장의 첫째 딸 최윤정씨를 만나 결혼했다.

이후 윤씨는 베인앤컴퍼니를 사직하고 최근 상장한 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에 합류했다.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하던 선배 이지효 파두 각자 대표의 창업에 동참한 것이다.

SK인포섹(현 SK쉴더스)은 2016년 12월 30억원을 전환사채(CB) 형태로 파두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한 SK그룹은 베인앤컴퍼니와 거래를 여러 차례했고, SK하이닉스라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파두의 든든한 거래처가 될 수 있다.

자체 생산 시설이 없는 패블리스 업체 파두는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 줄 파운드리 업체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도 협력을 할 수 있다.

파두의 또 다른 각자 대표인 남이현 대표는 SK텔레콤에서 반도체 컨트롤러 기술을 개발한 인물이다. 남 대표의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는 고 민상렬 서울대 교수다. 최태원 회장은 민 교수와 신일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동문이라는 인연이 있다.

파두에서 일하던 윤 대표는 2020년 모레를 창업했다. 파두의 신사업 부문이 분사하는 형태에 가까웠다. 역시 창업 초기 개발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파두의 스핀오프(기업 분할)’라는 설명이 있었다고 모레 직원들은 전했다.

파두와 모레는 미국 내 사업장 주소가 과거 일치하기도 했다. 결국 SK의 영향력이 파두에, 파두의 영향력이 모레에 이어지는 구조였다는 의미다.

윤 대표의 퇴진에 최 회장이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최태원 “노, 언론 플레이 말라”…경영 승계 거론하며 압박?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감정의 골은 최근 들어 더 깊어진 상태다.

노 관장은 이달 9일 항소심 첫 변론 준비 기일에 출석해 “30여 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려 참담하다”며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으로 지켜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1일에는 ‘뉴시스’와 인터뷰가 보도됐다. 노 관장은 “남의 가정을 깬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며 “가정이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아이를 낳고 부인 행세를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 동거 중인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12일 최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노 관장과의 혼인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다”며  “그럼에도 노 관장은 마지막 남은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서 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 일방적인 자신의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아들 최인근씨, 첫째 사위 윤도연씨, 첫째 딸 최윤정씨, 노소영 관장, 둘째 딸 최민정씨, 최씨 약혼자 A씨 [사진=노 관장 페이스북]

딸들, 노소영 지지 탄원서 제출

노 관장과 자녀들은 해외 여행을 함께하는 등 관계가 깊어진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김희영 이사장과 딸을 낳고 새 가정을 꾸린 최 회장과 자녀들은 멀어진 모양새다.

세 자녀는 앞서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가사2부에 노 관장을 지지하는 의미를 담은 진정서 등 탄원서를 제출했다.

노 관장은 올해 9월 추석과 1월 설날 연휴에는 자녀들과 해외여행을 함께 떠나며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올해 9월 이탈리아 여행에는 둘째 딸 최민정씨와 결혼할 인물도 함께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캡쳐

 

노소영 “한 사람 빼고 다 모인 가족”

노 관장은 지난 9월 30일 세 자녀와 이들의 배우자들 사진을 올리며 영어로 “지상 낙원. 모든 가족이 함께 모인 축복. 한 사람 빼고(A paradise on earth. So blessed to have the whole family. Well, except one)”라고 쓰기도 했다.

노 관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가족휴가를 위해 각지에서 달려 온 아이들이 고마울 뿐”이라고도 했다.

노소영 관장과 최태원 회장

 

최태원 “경영권 승계 준비 중”

최 회장은 최근 이례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자녀들의 노 관장과의 연대에 압박을 가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달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정말 고민 중이고 그것(승계)을 준비해야 한다”며 “만약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전체 그룹을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최 회장은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보다 주주로서의 베네핏(이익)을 물려주는 게 더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노 갈등 터진 배경엔 징역형

최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징역 4년형이 2015년 확정됐다. 특별 사면을 받고 2년 7개월의 수감생활을 마감하고 2019년 출소했다.

당시 최 회장은 회삿돈을 이용해 주식 선물 투자를 했고, 이 과정에는 무속인 B씨가 개입했다. 노 관장은 최 회장과 B씨가 어울리는 것에 대한 고민을 목사 C씨에게 털어놨다.

C 목사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노 관장과 최 회장은 이 사건 이후로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 건의 댓글

  1. 최회장 경영승계, 시대가 변했단다.
    자네와 대립각인 자녀들은 바라지 않을걸세.
    언젠가는 SK도 공중분해 될걸라는 확신을 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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