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지주 만들고 자회사 줄줄이 상장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삼호중공업이 상장을 추진한다. 한국조선해양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중공업지주 밑에 있는 중간지주회사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거느리고 있다. 현재 한국조선해양은 옛 증시에 있었던 현대중공업이다.
복잡하게 들리지만,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거쳐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으로 나뉜 것이다. 지난달 상장한 현대중공업은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새 현대중공업이다.
문제는 그룹이 물적분할한 현대중공업을 별도 상장해버린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핵심 사업이 빠져나간 남은 껍데기가 되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손해를 본 이들은 이 같은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한국조선해양의 소액 주주들이다.

조선 경기 호황…삼호중공업 올해 상장 마친다
게다가 현대삼호중공업까지 한국조선해양에서 빠져나간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18일 증권사 간담회에서 “올해로 예정된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호중공업은 이미 지난 2017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4000억원을 투자 받으면서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금을 반환하기로 약정까지 했다. 두 자릿수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올해야말로 상장 적기라는 평가다.
현재 IMM의 삼호중공업 투자 총액은 2600억원이다. IMM은 분할 합병 과정에서 한국조선해양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상장 기간을 유예하면 높은 금융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상장 시기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상장 과정에서 한국조선해양에 대한 투자 비중 축소로 주식 수급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삼호중공업 상장도 유사한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 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고 봤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의 역할에 대해서는 회사 측도 여러 가지 대안을 고민 중”이라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어려워짐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현금(3분기 말 별도 기준 1조 5000억원)의 활용에 대한 제약도 완화된 상태다. 다만 EU가 대우조선해양 결합 심사 반대를 결정한 것이 불과 지난주의 일인 만큼, 구체적인 계획을 시장과 소통하기는 다소 이르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 현금흐름에 대한 사용 방안은 한국조선해양이 추가 계획 설정 후 공개 예정”이라면서 “기존 방향과 동일 조선해양의 신사업 추진”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자진 상폐해야” 주장도
삼호중공업 상장 추진 계획이 전해진 이튿날인 20일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1.53% 내린 8만 9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조선업 호황의 수혜보다는 알짜 자회사 상장이 악재가 되는 모양새다.
한편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변호사)은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공개매수해서 자진 상장폐지해야 한다”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확정되기 전에는 현대중공업을 상장하지 말았어야 했고, 만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 유럽에서 불허될 것을 미리 알았고 그래서 현대중공업 상장을 서둘렀다면, 이는 한국조선해양 주주에 대한 범죄행위다. 주주대표소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MM의 삼호중공업 지분은 15.2%고, 한국조선해양 일반주주는 국민연금 포함 66%”라면서 “비상장주식 투자자는 투자자고, 상장주식 투자자는 투자자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려고 만들어 둔 1조원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자사주 18% 지분을 매입해 소각하라”면서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은 잉여현금흐름의 70%를 자사주 소각에 투자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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