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마이웨이, 쉽지 않네…결국 아빠 찬스로

정경선, 사회 책임 투자 도전…현대해상 전무로
정경선 대표 [사진=루트임팩트]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웹 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모시던 재벌 회장의 손자로 다시 태어난다.
수십 년 전 과거로 돌아가 영화와 부동산, 주식에 투자해 큰돈을 벌고, 회장의 인정을 받아 경영권을 손에 넣는다. 재벌가 자손도 스스로 사업을 일군다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일까. 
어린 나이에 임원이 돼 ‘경영 수업’을 받고 아버지 자리를 물려받는 재벌가의 정해진 노선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이들이 세상의 관심을 받고는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창업으로 새로운 길을 꾸준히 걷는 사례는 드물이다.
현대해상이 정몽윤 회장의 아들 정경선씨를 전무 직위인 CSO(최고 지속 가능 책임자)에 임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정 CSO는 고려대 경영학과, 미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곧바로 현대해상에 입사하지 않았다.
대신 사회·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임팩트 투자에 도전했다. 정 CSO는 2012년에는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한국의 비영리기관 루트 임팩트(Root Impact)를 설립하여 사회적 기업에 사무 공간을 지원했다.
이후 정 CSO는 HG이니셔티브(HGI)와 실반캐피탈을 설립해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섰다. 문제는 투자 성과다. HGI의 컨설팅 전담 법인 HGI파트너스는 지난해 청산에 돌입하고 사업을 접었다.
현대해상 계열 현대C&R은 올해 정 CSO가 최대주주였던 HGI를 222억원에 인수했다. 결국 구원 투수로 아빠 찬스가 등장한 셈이다.
HGI는 55개 기업에 투자했으나 그중 상장까지 이어진 곳은 하나도 없다. 15개 기업만 비상장 상태에서 지분 매각 방식으로 투자 회수를 하는데 그쳤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실반캐피탈도 동업자 스콧 전(Jeun) 공동대표에게 넘어갔다. 그동안 이 회사는 정경선→MSKTT→삼라홀딩스→실반캐피탈로 이어지는 지분구조였다. 그런데 삼라홀딩스의 최대주주가 TSG SG로 바뀐 것이다. 스콧 전 대표가 TSG를 소유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씨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딸 최민정씨도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중국 베이징대학 졸업 후 ‘판다코리아닷컴’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2014~2017년 해군 장교로 복무한 뒤에는 중국 투자회사를 거쳐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지난해 휴직계를 내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던(Done.)’에서 무보수 자문 업무를 하고 있다.
박서원 전 부사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아들 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도 자기 사업을 하다 그룹사에 입사한 케이스다.
박 전 부사장은 2006년 광고 회사 ‘빅앤트 인터내셔널’을 세웠다. 그리고 세계 유명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실적을 쌓았다.
그러다 2014년 두산 계열 광고 회사 오리콤 부사장으로 선임됐고 2015년부터 (주)두산 전무도 맡았다. 2021년 부친 박용만 전 회장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구본웅 회장
자기 사업을 돕던 ‘본가’와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일찌 감치 투자 업계에 뛰어든 구본웅 마음캐피탈그룹(MCG) 회장이 설립한 미국 벤처캐피탈 포메이션그룹이 지난해 파산했다.
구본웅 회장은 구자홍 전 LS그룹 회장의 아들로,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LS 계열 예스코홀딩스는 포메이션그룹의 펀드에 투자했다가 수백억원 규모 손실을 입었다.
예스코홀딩스는 미국에서 벌어진 법적 분쟁 중 포메이션그룹이 갚아야 할 670억원 규모 채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여전히 구본웅 회장은 MCG를 통해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 라이언스게이트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콘텐츠 업계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이승환 대표
여전히 재벌가 자제들의 자기 사업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SK 창업자 최종건 회장의 외손자인 이승환 돌고도네이션 대표는 15일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에 출연해 자신의 집과 사업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기부 플랫폼 ‘돌고’를 만들었다. IT 기부 플랫폼인 돌고는 신용 카드 결제와 같은 편리한 방식으로 기부가 가능하다. 또한 기부금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돌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표는 “SK 입사 후 삼촌에게 혼나고 회사를 나왔다”며 “처음에는 영리사업으로 시작해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막무가내로 시작해서 실패했고,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자선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액 기부자를 만나러 바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공개했다. 기부자들의 카드 수수료 등을 모두 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돌고도네이션은 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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