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상, 스타트업 투자 조직 두고 투자 후 협력 체계 구축
현대해상이 스타트업·벤처 투자에 적극적이다. 정몽윤(66) 현대해상 회장의 아들 정경선(35) 실반그룹 대표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경영권 승계가 예상되는 정 대표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벤처 투자에 관심을 보여왔다.
27일 여성 전용 헬스케어 서비스 닥터벨라(Dr.Bella) 운영사 모션랩스가 7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이 주도한 투자에 기존 투자사인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 더인벤션랩이 참여했다.
이용자들은 닥터벨라를 통해 전문의와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 무료로 상담할 수 있다. 전국 70여 개의 산부인과, 유방갑상선외과 등 여성 전문 의원과 제휴를 맺었다.
지난 26일에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으로 발굴한 스타트업들과 사업 협력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누비랩, 모스트바이, 해피투씨유가 협력 대상으로 선정됐다.
누비랩은 식단 이미지를 자동 분석해 영양관리 솔루션(오토AI푸드 다이어리)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대해상의 건강관리 플랫폼인 ‘하이헬스챌린지’ 고객들에게 해당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모스트바이는 산후조리원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신생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앱(젤리뷰)의 운영사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어린이 금융교육 플랫폼(아이쿠카) 운영사인 해피투씨유는 현대해상과 함께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공동 연구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2020년 보험업계 최초로 스타트업 투자 전담 직원을 채용하는 등 조직을 갖췄다. 2019년 현대해상은 디지털 전략본부를 신설한 뒤, 디지털기획파트에 투자를 담당하는 조직을 두고 있다.

보험 정보 앱 보맵에 15억 투자
이후 디어코퍼레이션(공유 킥보드), 이해라이프스타일(인테리어), 차봇모빌리티(자동차 보험), 빌리지베이비(출산 관련 서비스), 케어닥(요양시설 중개), 보맵(보험 정보), 마카롱팩토리(모빌리티) 등에 투자를 했다. 이들 기업에 투자 금액은 31억원 정도다. 보맵에 투자한 금액이 15억원으로 가장 많다.
현대해상은 보맵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서빙 로봇 보험을 공동 개발하는 한편 보맵의 법인보험대리점(GA) 계열사 ‘보맵프렌즈’를 통한 어린이보험 판매 관련 제휴도 맺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대해상은 재무적 수익 관점이 아닌, 협업 및 제휴를 통한 상호 가치창출 관점의 전략적 투자를 지향한다”면서 “보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모빌리티·헬스케어·인슈어테크·AI를 중점적으로 투자하며, 친환경 및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ESG 영역 투자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상생활의 디지털 전환에 주목해 AI, 메타버스, NFT, 플랫폼 등의 신기술 분야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경선, 대학 졸업 이후 ESG 투자 업무에 관심…현대해상 경영권도 승계 가능
정몽윤 회장의 장남 정경선 대표는 대학 졸업 직후인 2011년 아산나눔재단에서 1년간 인턴 생활을 했다. 아직 현대해상에는 입사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8남 3녀 중 7남이다.
2012년 소셜 벤처를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를 설립했고, 2014년엔 소셜임팩트 전문 투자사 HGI를 세웠다. 싱가포르에 사회적 영향력,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테마로 한 사모펀드 운용사 ‘실반캐피탈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ESG 투자’를 표방하는 현대해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현대해상의 투자 역시 정 대표의 뜻이 반영됐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더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비즈니스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임팩트 투자는 투자자에게 적정한 수익을 돌려주는 투자라는 관점에서 매우 적절했다”고 말했다.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은 “디지털 생태계를 활용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 등 우량 디지털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및 제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대표는 1남 1녀 중 장남으로 현대해상 경영권 승계 가능성이 높다. 2006년 이래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고 있어서다. 그는 2018년에 현대해상 보통주 4만주를, 2020년 8만 3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해도 정 대표는 5만주를 사들여 총 40만6600주(0.45%)를 보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