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클라우드 사업을 별도 자회사로 출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핵심 사업부를 분할하고 다시 상장하는 관행이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 이뤄진 일이다. 다만 KT는 물적분할 대신 현물 출자 방식을 택했다.
미국에서는 기업분할을 사업부문의 양수도 계약으로 인식한다. 즉, 모회사의 일부 사업부문을 신설자회사에게 양도하고, 자회사의 지분 전체를 취득하는 것으로 물적분할은 완성되고, 이후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주주들에게 비례적으로 배분하면 인적분할이 완성된다. 이렇게 ‘형식’보다는 ‘본질’을 중시하는 영미법의 관점에서 본다면, 물적분할이나 KT가 발표한 현물출자나 큰 차이는 없다.
물적분할은 주주총회 결의가 필수지만, 현물출자는 이사회 결정만으로 충분하다. 언뜻, 물적분할이 더 주주친화적으로 보이지만, 주주대표소송의 가능성을 고려하면 현물출자가 더 주주친화적이다.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물적분할에 대하여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이사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러나 주주총회 결의가 생략된 현물출자는 주주대표소송으로 이사들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결국 KT가 ‘물적분할’이 아닌 ‘현물출자’ 방식을 택한 것은 주주들에 대하여 책임경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T는 신설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의 일부를 모회사 주주들에게 현물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즉 자회사가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를 무상배정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모회사가 보유한 구주를 현물배당으로 비례배분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현물출자+현물배당’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의 혼합 형태인 셈이고, KT 입장에서는 인적분할을 피함으로써,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에 대한 의무보유비율(자회사 상장시 30퍼센트 이상)을 충족시키면서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해법을 찾은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에 대한 의무보유비율(비상장 자회사 50%, 상장 자회사 30%, 그 외 벤쳐등 예외적인 경우 20%)하에서 인적분할은 어렵다. 인적분할 후 어떤 방식으로든 모회사가 의무보유비율을 채워야 한다. 반면 물적분할 후 상장은 약탈적이라는 지탄의 대상이 된다. 이런 방법으로 주주와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주주들이 내야하는 배당소득세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하기보다는 모회사 주주들에게 주식교환청구권을 부여하고 교환으로 반납된 모회사 주식을 소각하는 편이 주주와 회사 공동의 이익에 더 부합하지 않을까하는 제안도 해본다.
이어진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