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클라우드 사업을 별도 자회사로 출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핵심 사업부를 분할하고 다시 상장하는 관행이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 이뤄진 일이다. 다만 KT는 물적 분할 대신 현물 출자 방식을 택했다.
최근 물적 분할 후 재상장 논란을 피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이번 신설 법인 설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15일 KT는 클라우드 및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사업부문을 KT클라우드에 현물출자방식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신설법인 KT클라우드는 4월 1일 설립된다.
KT가 분당, 강남 목동, 용산 IDC 등 장부가 약 90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및 IDC 사업부 자산을 포함해 현물 1조 6000억원과 현금 15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KT는 KT클라우드 100% 지분을 가진 모회사가 된다. KT클라우드 상장은 모회사 KT의 주주 가치 보호방안을 마련한 다음 추진한다고 했다.
상장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주주 가치 보호 방안이란 정치권 공약으로 나온 KT주주들에 대한 KT클라우드 신주 인수권이나 주식 배당 등이 될 전망이다.
발표 이후에도 KT 주가는 이틀째 강세를 보이며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우선 핵심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투자자들도 알고 있는 상황이다.
클라우드와 IDC 사업부는 21년 KT 연결 매출액의 1.8%, 별도 매출액의 2.5%로 실적 비중이 높지 않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로 인해 별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며 주요 투자 포인트 중 하나인 배당에도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면서 “최근 물적분할과 관련된 제도 개선 움직임이 활발한 만큼 분할 후 기존 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현재 통신 사업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기업 부문 내 클라우드·IDC 부문”이라며 “물적분할은 사업의 성장성과 효율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의사 결정”이라고 봤다.
오히려 자회사가 분할을 거쳐 별도 기업으로 가치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KT는 지난해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을 인수하고,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KT클라우드는 KT 품에서 벗어나 그동안 유무선 통신사업에 가려졌던 성장 사업이 재평가 받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빠르게 변화하는 IT 환경에 맞춰 국내외 다수의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경영 체제와 빠른 의사 결정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KT클라우드의 분사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는 국내 1위 규모의 IDC 시설을 보유하고 매출 규모도 1위”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비대면 라이프가 일상이 되는 상황에서, 수요가 폭증할 수 밖에 없는 사업이 커질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IT인력의 수급이 문제화되는 가운데 클라우드·IDC 사업을 별도 법인화하면서 우수인력 영입 및 유지가 용이하다”면서 “별도 법인화를 통해 KT와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제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KT새노조는 “KT의 디지코 전환을 소리높여 외치던 구현모 사장이 디지코 분야를 분사시키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반발했다.
16일 입장문을 낸 노조는 “통신을 희생시켜 신규사업 진출을 모색하던 경영진이 모처럼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인 클라우드를 분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통신분야는 비용절감을 통해 투자 원금만 대고 그 성과는 별도 회사로 귀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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