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 분할 후 재상장은 대통령 선거판 이슈가 됐다. 심지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물적 분할 후 재상장 금지’를 공약으로 걸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또한 신사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로 상장하는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

105만원까지 올랐던 LG화학 주가는 핵심 사업인 배터리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떨어져나가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주가는 67만 7000원(3일 종가 기준). 작년 1월 고점에 비하면 35%나 추락한 것이다. 시가총액으로는 27조원이 증발했다.
그룹 입장에서는 이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시총 111조짜리 기업이 됐기 때문이다. LG화학에서 줄어든 시총을 빼도 84조원이 늘어났다. 결국 LG화학 주주들만 울고 싶은 심정이 된 것이다.

LG그룹은 인간 사이의 화합을 기원하는 인화라는 정신을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LG그룹이 소액 주주들의 뒤통수를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히려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다. 그 역사를 살펴본다.
상장 후 대주주는 주식 팔고…핵심 계열사로 흡수합병
LG그룹 계열 반도스포츠는 1986년 상장 후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리고는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흡수합병돼 상장 폐지됐다.
금성통신, 금성전기, 금성전자부품 역시 실적이 악화되더니 금성사(현 LG전자)에 흡수합병됐다. 금성전자부품은 상장한지 3년도 안 돼서다.
금성통신이 담당하던 휴대전화 생산이 신설 법인 LG정보통신으로 넘어갔다. 이후 LG정보통신이 1995년 상장한다. 이 역시 LG전자에 흡수합병된다.
부실 계열사는 건실 계열사와 합병…떠넘기기
LG그룹 계열 부실 계열사는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일반 주주들이 참여하지 않아 대주주들이 물량을 인수해 지분을 늘린다. 이후 건실한 계열사와 합병을 발표한다. 대주주 일가는 부실한 계열사 주식을 넘기고 건실한 계열사 주식을 늘린다.
1999년 부채가 2조원이 넘어 자본잠식 상태였던 LG금속(옛 광업제련)은 LG산전(현 LS일렉트릭)과 합병한다. LG증권과 LG종금 합병도 비슷한 사례다.
계열분리, 지주사 전환 핑계로 알짜 주식 대주주 일가에게
1999년 LG정보통신과 LG캐피탈은 보유 중이던 LG홈쇼핑(현 GS리테일) 주식 40% 지분을 고 구본무 회장과 허창수 회장 등 일가에게 매각한다. 계열 분리를 목적으로 내세웠다.
당시 주당 6000원에 넘긴 주식은 공모가 5만 5000원에 2000년 상장한다. 대주주 일가는 1년 만에 9배 이상 차익을 남긴 셈이다.
LG정보통신 측은 “비업무용 자산 처분 및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각했다”며 “매각 당시에는 코스닥에 등록될지도, 주가가 그처럼 급등하게 될지도 몰랐다”고 변명했다.
1999년에는 지배주주 일가가 LG화학이 보유한 LG석유화학 70% 지분을 사들인다. 누적 손실을 털고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는 시점에 헐값에 매각한 것이다.
이후 LG화학은 다시 이들 주식을 지배주주 일가로부터 사들인다. 3년 만에 3배 가격을 지불해 1650억원을 남긴다.
반대로 대주주 일가 보유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도 있다. 지난 2000년 LG화학은 대주주가 보유한 비상장 LG칼텍스, LG유통 주식을 매입한다. 실제 가치에 비해 고가에 매입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LG화학이 두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데 쓴 자금은 3766억원으로 당해 연도 순이익(3677억원)보다 많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그룹에게 주식 시장은 합법적인 사기판이었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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