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주주와 소수 주주 간의 이해 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자본시장 업계 내부의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자본시장 활성화 TF(태스크포스)’는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사의 충실 의무: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장이란 각 주주는 각자가 가진 지분에 따라 회사에 대해 평등한 지배권과 지분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부문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은 대주주와 소수 주주 간의 이해 상충”이라면서 “두 집단의 이해관계가 심각하게 불일치하고 있으며, 주주 보호가 미흡한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운용은 2013년부터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 활동을 펼쳐왔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주주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회사 중 하나다.
이 대표는 특히 자본 거래와 손익 거래에서 대주주의 불공정한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두산 같은 대기업의 자본 거래는 사회적 이슈가 되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지만, 손익 거래는 지속적이고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내부 거래를 통한 부의 이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주주는 월급이나 배당 외에도 내부 거래를 통해 세금 부담 없이 자산을 이전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규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대주주 공시 의무 구멍 많다”
그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등의 규제 미비점을 언급하며 “자산 5조원 미만 상장사는 내부 거래 공시 의무가 없고, 대기업도 100억원 이상의 내부 거래만 공시 대상”이라면서 “미국은 10만 달러 이상의 특수관계 거래를 무조건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주주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는 기업이 530개 이상으로, 이들 기업에서는 소수 주주의 표 대결이 무의미하다”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주 환원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한국 기업들의 주주 환원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일부 기업은 배당 성향이 1% 미만”이라며 “반면, 미국 기업들은 90% 이상의 주주 환원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주주 보호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기업 가치가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시장의 지속적인 저평가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사회의 비효율성과 감사위원회의 무력함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주주가 대표이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는 사례가 있으며, 감사위원회 역시 내부 거래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사회의 충실 의무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이 필요하며, 현행 제도로는 소수 주주가 이사회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주주 대표 소송이 유명무실한 이유로는 입증 책임이 소수 주주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형식적…이사록 조작하기도”
이 대표는 “이사회 의사록 열람권이 존재하지만,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의사록 자체가 형식적인 내용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 감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일부 기업에서는 이사회 의사록을 조작하거나 아예 작성하지 않는 사례도 존재한다”며 현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초만 해도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공시를 강화하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에 점차 관심을 잃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한국 주식시장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내 주식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국민연금조차 국내 주식 보유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국민연금의 수익률 저하와 벤처기업 생태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이 한국 시장이 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며 “대주주와 소수 주주 간의 이해 상충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없다”며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밸류업, 주가 상승 견인차 역할하려면..." [현장+]
“기업, 시장과 소통해야” 밸류업 공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장준호 한국 딜로이트 그룹 통합재무서비스 그룹 파트너는 5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 웨비나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회사가 자율적으로 공시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를 충분히 이해시켜 올바른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장 파트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소통”이라며 “기업이 공시한 내용뿐만 아니라, 회사가 수립한 계획 등을 시장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파트너는 “지난 5월에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표했고, 9월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100개사를 […]

국민연금, 태광산업 주총서 '트러스톤' 제안에 모두 동의
국민연금이 태광산업을 대상으로 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주 제안에 전부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태광산업 지분율은 5% 미만으로 표결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19일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내역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태광산업 사측이 제안한 보통주 1주당 1750원 배당 대신, 주당 1만원을 제안한 트러스톤 안건에 찬성 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회사의 재무건전성, 투자계획, 보유현금, 동종업계 기업과의 비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주주제안 안건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태광산업의 액면 분할과 자사주 취득에도 찬성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연금은 사측이 제시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에도 찬성했다. 다만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변경은 “안건 세부 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며 반대했다. 이는 주주행동 동참에 다소 미온적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