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확대와 주식 유동성 확대 요구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화학섬유업체 태광산업을 대상으로 주주 행동에 나선다. 속옷 업체 BYC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2월 8일 기준 태광산업 6.0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 목적은 ‘일반투자’다.
23일 트러스톤자산운용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현금성 자산에 대한 활용방안, 주식 유동성 확대, 합리적 배당정책, 정기적 IR 계획 수립을 요구받았다.
태광산업 경영진은 올해 1월 트러스톤자산운용과 면담까지 했지만,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책임있는 답변’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태광산업은 현금 등 금융자산만 약 1조 2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부동산과 현금을 포함한 자산 대비 주가를 뜻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3배에 불과하다. 시총이 보유 자산 가치에도 훨씬 못미친다는 의미다. 태광산업의 시총은 23일 기준 1조 1769억원이다.
여기에는 유통 주식 수가 적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주식 거래가 활발하지 못하다는 의미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의 거래회전율이 지난 1년간 일평균 0.12%”라면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기업 269개 중 268번째 이며, 유동주식 비율이 30% 미만인 25개 기업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국내 상장 주식에 대한 소수점 거래 활용이 도입되지 않았고, 그 도입에 따른 효과도 예측할 수 없다.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회전율을 높이는 등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하여 유동성 확대가 시급하다”며 “낮은 유동성이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의 접근을 어렵게 해 태광산업에 대한 저평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배당도 늘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주당 1750원을 배당하기로 한 태광산업은 연결 기준 배당성향이 0.46%에 불과하다. 이는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액의 비율을 가리킨다.
태광산업이 올해 주주들에게 배당할 금액은 총 14억 7300만원인데, 당기순이익은 3183억 6813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번 주주서한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이 주주의 적법하고 정당한 제안과 요구에 대하여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관련 법규상 주주에게 허용된 권리를 포함해 태광산업의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 제고에 필요한 제반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광산업은 과거에도 주주행동주의의 표적이 된 바 있다. 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린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태광그룹과 전쟁을 선포했다.
태광그룹은 장하성펀드가 계열사 대한화섬에 이어 태광산업을 문제삼았던 2006년 말 “지배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10월 협상이 깨지면서 장하성 펀드가 태광산업 대표이사 해임 소송을 내기도 했다. 또한 태광산업에 주주대표소송에 착수하기도 했다.
당시 장하성펀드는 “태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흥국화재 주식 37.6%를 흥국생명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시가에 매각한 것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후 장하성 당시 고려대 교수(현 주중한국대사)를 중심으로 한 주주행동이 힘을 잃으면서 소송도 유야무야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BYC에도 주주서한을 보내며 행동주의 투자자로서 역할 세우기에 나섰다.
당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는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자산총액이 6791억원이고 최근 3년간 약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나 시가총액은 2600억원에 불과하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산주가 저평가돼있기는 하지만 BYC는 1983년 이후 자산재평가를 실시하지 않아 보유 부동산 가치만 현 시세로 1조원이 훌쩍 넘어갈 정도로 자산 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특수관계인 간의 내부거래와 자산의 비효율적 운용이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재무제표 등 공개 자료를 검토한 결과 △특수 관계인 간 내부거래 등 사익편취행위 존재 의혹 △대주주일가 중심의 폐쇄적인 사업 운영 △다수의 무수익 부동산 보유 및 보유 부동산 가치의 저평가 △하도급법 위반행위로 인한 회사 이미지 추락이 기업가치 저평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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