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싱가포르펀드 이어 국내 운용사도 “SK바사 팔아라”

SK바사 지분 가치만 9조원 육박…정작 SK케미칼 시총은 2조원대

 

적극적인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투자자들이 SK케미칼에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팔아 배당하는 식으로 주주 가치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26일 안다자산운용이 SK케미칼 이사회에 보낸 주주서한은 ▲ 배당성향 증가 ▲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 매각 ▲ 신규 사업 투자 ▲ 집중투표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안다자산은 SK케미칼 0.5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물적 분할과 상장에 따라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며 “회사 주주 가치 제고 방안과 장기적 성장 로드맵을 마련하라”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SK케미칼이 이 같은 요구를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9월 싱가포르 금융투자회사 메트리카 파트너스(Metrica Partners Pte. Ltd.)도 비슷한 요구를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도해 현금을 주주에게 배당하라”는 내용의 주주 제안서를 발송한 것이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43%를 가진 최대주주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26일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12조 9285억원이다. SK케미칼이 가진 지분 가격만 8조 8000억원이 넘는 셈이다.

그러나 SK케미칼의 시총은 2조 2643억원에 불과하다. 보유한 자회사 주식 가치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은 SK케미칼이 주주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목한 점은 여기에 있다.

다만 이 같은 제안을 SK케미칼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SK케미칼의 최대주주 SK디스커버리 등은 SK케미칼의 지분을 40% 가깝게 확보하고 있다. 지분 대결로 가더라도 최대주주 측에 승산이 있다.

반면 소액 주주들이나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연대하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동반 하락세인 점이 주주들을 자극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3월 상장 이후 같은 해 8월에는 주가가 36만 2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16만 9000원으로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등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탓이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에 국내에 한정되었던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라이선스 계약의 범위를 태국, 베트남으로 확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태국, 베트남에서 국가 단위 공급계약이 나온다면 해당 물량에 대해 완제 가격 기준($14~$16)으로 추가적으로 매출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발생할 실적에 비해 과도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하락하면서 20만원에 육박했던 모회사 SK케미칼 주가도 12만 850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한편 국내에서도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자산운용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SK케미칼에 주주 서한을 보낸 안다자산운용의 최권욱 회장은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행동주의 투자가) 선진국에서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논리적으로 정당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에서 순기능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경영진을 위협해 단기 주가 부양만을 노리는 비도덕적인 행동주의 펀드는 자본시장의 치열한 장기 레이스에서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고 말했다.

앞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8% 이상 지분을 보유한 BYC에 배당 확대, 무상증자, 액면 분할 등을 요구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과거 만도, 대림산업, 현대자동차, KB금융 등에 적극적인 의견을 표시해온 국내 주주행동주의의 대표 주자다.

‘가치 투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행동주의 전략을 결합한 신개념 펀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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