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엔큐투자파트너스, 주가 폭락에 HDC 주식 ‘줍줍’ 나섰다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가 정몽규 회장에겐 그룹 지배력 확대 기회였던 것일까. 주가가 급락하자 급히 주식을 주워 담는 그의 모습은 “주주를 위해서”라는 변명이 곱게 들리지 않는다.
3일 공시한 최대주주 등 소유 주식변동 신고서에 따르면,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최근 3거래일간 HDC 30만 5146주(0.52%)를 매수했다. 엠엔큐가 보유한 HDC 지분은 4.63%로 늘었다.
엠엔큐는 지난달 24~26일에도 HDC 15만 5543주(0.26%)를 사들였고, 13일과 17일에도 32만 9008주(0.55%)를 매수했다. 정몽규 HDC 회장이 엠엔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정 회장이 매수한 것과 다름없다.
그래선지 HDC는 이날 “최대주주는 회사의 신뢰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장 개인회사, 계열사와 합병하거나 자녀에 헐값 승계 모두 가능
하지만 정 회장이 직접 매입하지 않은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엠엔큐는 ‘특수 관계인으로부터 자금 차입’ 공시에서 지난달 24일 정 회장이 엠엔큐에 42억원을 대여했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엠엔큐 자산 총액이 560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굳이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데는 엠엔큐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다.
우선 정 회장이 자녀들에게 직접 HDC 주식을 물려주는 것보다, 비상장 회사 주식을 물려주는 것이 더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다. 비상장 개인 회사에서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아들들에게 싼값에 넘기는 식으로 지분 구조를 바꾸는 것은 간단하다.
자연인과 달리 법인은 영원히 존속하므로, 이 같은 방법을 절세 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엠엔큐와 계열사 합병도 가능하다. 최대주주 일가가 강력하게 지배하는 엠엔큐와 상대적으로 지분 비율이 낮은 계열사를 합병하는 식이다. 엠엔큐가 가진 지주회사 지분 가치 덕에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엠엔큐가 최대주주이며 정 회장의 아들들이 주요 주주인 HDC자산운용도 합병 가능성인 높은 회사 중 하나다. 엠엔큐와 HDC자산운용이 합병하면 아들들이 HDC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HDC자산운용과 핵심 계열사의 합병도 가능하다.

국민연금도 현산 지분 5% 던졌다
한편 국민연금이 광주 화정동 아파트 공사 현장 붕괴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공시된 주식 등의 대량 보유상황 보고서(약식)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HDC현대산업개발 329만 8868주(5.01%)를 매도했다. 사고는 같은 달 11일에 있었으므로 사고 이후 집중적으로 매도에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12.51%에 달하던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7.50%로 줄었다. 주가가 급하게 하락하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직후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회사인 HDC는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100만 3407주(1.52%)를 매수하고 나섰다.
당시 HDC는 “필요한 경우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수 있다”며 “회사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 HDC와 정몽규 회장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연금 등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 추락을 막지 못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4일 코스피에서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전일보다 6.85% 오른 1만 5600원에 마감했다. 지주사 HDC 주가도 7.74% 오른 7660원이다. 하락폭이 깊었던 상황에서 증시 반등 분위기를 탄 결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