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 재점화 조짐
조현범 사내이사 사임, 형제 갈등 다시 수면 위
조현식 측 소송·지분 보유로 긴장 지속
MBK 낀 공개매수 실패 후에도 갈등 불씨 남아
구속 상태 조 회장, 지배구조 부담 확대
국민연금·소액주주 변수로 향방 주목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이 붙을까.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교도소에 수감된 상황에서 그의 형인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포문을 열었다.
20일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한국앤컴퍼니는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족 간 문제가 이사회 운영 문제로 비화돼 이사회의 독립성과 순수성이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절차적 논란으로 회사 전체가 소모전에 빠지는 상황을 방지하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본연의 의사 결정과 사업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내이사 사임을 결정했다”고 했다.
또한 한국앤컴퍼니는 “(조 회장이) 이사직을 사임하더라도 회사의 지속 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민과 역할은 변함없이 이어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가족 간 문제란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말한다. 한국앤컴퍼니가 정기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조 회장이 최대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상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었다.
조 전 고문이 지분 경쟁에서 밀려 일단락됐던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의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장남인 조 전 고문을 제치고 차남인 조 회장에게 23.59% 지분을 매각했다. 조 회장은 2021년 말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선임됐다. 조 전 고문은 회사에서 물러났다.
조 전 고문은 지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끌어들였다. 조 회장이 200억 원 규모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다. 2023년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나섰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이 주가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응한 주주는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이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목과 맞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후에도 조 전 고문 측은 여전히 한국앤컴퍼니 지분 30.38%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 측 47.25% 지분에 비하면 크게 밀리지만 만만치 않은 숫자다. 이를 매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한국앤컴퍼니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상법 개정 이후 조 전 고문이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늘었다.
조 회장의 불법 행위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주주총회에 이를 안건으로 올리기 전에 조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먼저 사퇴한 배경이다.
자신의 지인 회사에 그룹 계열사 돈 50억 원을 빌려주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조 회장은 2025년 5월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후 2025년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으나, 여전히 구속 상태를 유지하며 경영 복귀가 미뤄지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도 고액 연봉을 받아 논란이 됐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는 “조현범 회장은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대표이사, 한국프리시전웍스의 기타비상무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미등기 임원 등으로 재직하고 있는데, 향후 이사로서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조현범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즉각 물러나 자신의 형사 재판에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조 전 고문이 이 같은 분위기를 이용해 기관투자가나 소액주주와 힘을 합칠 수도 있다. 한국앤컴퍼니 소액주주 비중은 18%가량이다. 국민연금도 최근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는 분위기인 점도 구속된 조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국민연금은 한국앤컴퍼니 5% 미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현범 회장은 효성가 둘째인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3녀 수연씨와 결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