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현대차증권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집하며 증권업 복귀 기대를 키웠던 세종텔레콤 측이 보유 지분을 대거 정리했다. 시장에서는 세종증권 재건 시나리오가 사실상 후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세종텔레콤 측 (주)세종은 최근 장내 매도를 통해 현대차증권 보유 지분 상당 부분을 처분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기존 6.47%에서 2.32%로 크게 낮아지며 주요 주주 명부에서도 이름을 빠졌다.
최근 국내 증권주가 코스피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과 맞물려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증권 주가도 20일 기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규모 차익 실현이 눈 앞에 다가오자 세종 측이 지분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종텔레콤은 앞서 2025년 여름 현대차증권 지분을 빠르게 늘리며 단숨에 3대 주주에 올라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에는 현대차그룹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과 맞물려 향후 증권사 인수 포석이라는 해석이 유력했다. 특히 김형진 회장이 과거 세종증권을 운영했던 이력까지 겹치며 ‘증권업 복귀’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이번 지분 매각으로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세종 측은 “ 단순투자목적으로 장내 매도”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전략 수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지분을 매입했다가 다시 정리한 흐름을 보면 경영 참여 의지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낮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논의는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산분리 이슈로 현대차 측이 현대차증권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되지 않으면서, 전략적 투자 시나리오의 긴급성도 낮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완전한 철수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세종텔레콤이 여전히 금융사업 확장 의지를 완전히 접었다고 보기 어렵고, 향후 다른 금융사 인수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김형진 회장의 금융업 복귀 의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이번 매각은 특정 타깃에 대한 전략 조정일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다른 형태의 금융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