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율 중심 평가 한계 지적…추적·에스컬레이션 기반 성과 측정 필요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이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단순한 의결권 행사 차원을 넘어 투자 의사결정 전반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주최로 ‘스튜어드십코드 실효성 제고를 위한 내실화 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장은 “스튜어드십 활동은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평가·등급·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이어질 때 의미를 갖는다”며 현행 이행 점검 체계의 한계를 조목조목 짚었다.
최 팀장은 23일 열린 토론회에서 “NH아문디는 ESG 정책 수립, 평가 등급 산출, 의결권 행사, 인게이지먼트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운용하고 있다”며 “주주활동 결과를 ESG 평가와 실제 투자 판단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NH아문디는 약 7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며, 이 중 ESG 투자 자산은 약 6조원, 주식 비중은 4조원 수준이다.
그는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평가에서 자주 활용되는 ‘반대율’ 지표의 맹점을 지적했다. 최 팀장은 “반대율은 안건 상정 방식이나 주주제안 증가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며 “반대율이 높다고 반드시 충실한 이행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합리적 판단에 따라 찬성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단순 수치 비교로 기관투자가의 책임투자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NH아문디의 스튜어드십 활동의 특징으로는 ‘사전 설계된 테마 관리’와 ‘추적·강화 원칙’을 꼽았다. 회사는 12개 주주활동 테마를 사전에 설정하고, 각 테마별로 인게이지먼트·의결권 행사·포트폴리오 조정까지 연계한다. 프랑스 아문디와의 협업을 통해 ‘트레이서빌리티(추적 가능성)’와 ‘에스컬레이션(점진적 강화)’ 원칙을 벤치마크하고 있으며, 일부 사안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관여한다는 설명이다.
기후·안전 이슈에 대해서는 사후 대응의 한계도 언급했다. 최 팀장은 “중대재해나 기후 이슈는 사건 발생 이후 레터를 보내는 방식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사전 질의 프레임을 만들어 기업별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NH아문디는 국내 최초로 ‘세이 온 클라이밋(Say on Climate)’ 성격의 주주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점검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이행 점검 과정에서 정보 격차가 발생하면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의견 수렴과 평가를 분리하는 포럼형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평가 결과가 운용사의 AUM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설계의 정교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식에 대한 관여활동의 실효성 문제도 언급됐다. 최 팀장은 “국내 자산운용사의 해외 대형 기술주 보유 비중은 낮은 편”이라며 “이 경우 개별 운용사의 인게이지먼트가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관여활동 비용과 인프라 문제를 짚으며 “전담 인력, 의결권 자문, 법률 비용 등 부담이 적지 않다”며 “주주총회 분산 개최, 정보 플랫폼 구축, 기업의 인게이지먼트 대응 공시 의무화 등 구조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팀장은 “책임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본시장 전체의 질을 높이는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다”며 “형식적 점검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추적과 성과 관리가 제도의 신뢰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