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도 충실의무 룰 세분화로 이어질 것”
“합병·물적분할·의무공개매수 등 주주권 강화 제도 줄잇는다”
“자사주 소각·배임죄 조정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

김정연 이화여대 교수는 28일 은행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정부의 금융 정책과 국정과제 중 자본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지배구조, 자금조달, 그리고 시장질서 확립 관련 입법”이라며 “상법·자본시장법 개정이 주주이익 보호 중심으로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출범 이후 제시된 100대 국정과제 중 ‘생산적 금융·자본시장 혁신·디지털 자산 생태계·금융소비자 보호’가 핵심 축이라며, 이 중에서도 “상법 3차 개정과 자본시장법 개편이 자본시장 질서 전반에 걸친 대변화를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 생산적 금융과 ESG 연결…정부 주도형 금융정책 강화
김 교수는 먼저 ‘생산적 금융’ 기조를 언급하며 “150조 원 규모의 산업은행 펀드 조성은 단순한 대출 지원을 넘어 정부 주도형 산업정책과 금융이 맞물리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ESG 금융도 금융위원회뿐 아니라 새로 신설된 기후환경에너지부까지 연계해 기술투자 인센티브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 상법 개정, ‘이사회 구조 혁신’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핵심
그는 “상법 1·2차 개정으로 이사회의 소수주주 측 인사가 제도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며 “이사회 구성과 운영 모두에서 실질적인 균형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3차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예외를 최소화하고, 일정 기간 내 처분의무를 부과하며, 처분 시 신주발행 수준의 공정절차를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내용을 담고 있다”며 “형법상 배임죄 조정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자사주를 미발행주식으로 간주하고 세제까지 정비하려는 움직임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서 자사주의 활용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비상장사까지 적용된다면 기업별 이해관계 충돌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자본시장법 개정…충실의무 ‘룰 베이스’로 명문화
김 교수는 자본시장법 개정의 방향성에 대해 “이사 충실의무를 구체적 규율로 명문화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합병가액 산출, 물적분할(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 주주보호, 의무공개매수 제도화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며 “자본시장법이 ‘행위규준’을 통해 실질적 주주보호 장치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에 대해 “IMF 직전에도 비슷한 안이 있었지만 실효성이 낮았다”며 “이번에는 일정 지분 이상 취득 시 100% 매수 의무를 부과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수주주와 공유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퇴출심사 강화
김 교수는 “정부가 주가조작 근절과 공정시장질서 확립을 강조하며 계좌 단위가 아닌 ‘사람 단위 감시체계’로 전환하고 있다”며 “시장 내 실질 심사 강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과징금 부과 등 집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스닥 등 일부 중소형 상장사의 비정상적 거래 관행을 정화하기 위한 퇴출 유도 정책이 병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 PEF·사모펀드 규제 강화 가능성도
김 교수는 “국정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근 정부가 사모펀드(PEF) 구조 개편과 제재 강화를 추진 중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ELS, 불법 리딩방 등 투자자 피해가 잇따르면서 분쟁 시 편면적 구속력 제도 등 소비자보호 장치가 동시에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핵심은 소수주주 보호와 지배구조 설계”
김 교수는 “결국 이번 자본시장 입법의 키워드는 ▲소수주주 보호 ▲지배주주 통제 ▲투명한 자금조달”이라며 “법제화 과정에서 기업의 비용 부담이 늘 수밖에 없지만, 시장의 왜곡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신뢰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국회 구도상 이러한 제도 개혁이 통과되기 유리한 환경”이라며 “꼼수 시행령이 아닌 정공법의 입법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