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 자사주 규제 방향 논란…“경영권 방어 기능 약화·소급입법 우려까지”

권재열 경희대 교수는 최근 상법 개정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자기주식(자사주) 규제 강화에 대해 “국내 법체계와 시장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27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등 주최로 의원회관에서 ‘3차 상법개정 토론회-자기주식 소각 강제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권 교수는 자사주 개념부터 법적 평가 기준, 경영권 방어 기능, 개정안의 소급적 요소까지 전반을 짚으며 “단순히 미발행주식으로 간주하는 해석은 법리적으로도, 실무적으로도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자사주 개념을 설명하며 “미국에서는 자사주를 금고에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금고주(treasury stock)’ 개념이 정립돼 있지만, 한국은 이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상법이 개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만 취득할 수 있으며, 주가조작·내부자 거래·주주평등 원칙 훼손 가능성 때문에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합병 과정이나 스톡옵션 부여 등 예외적 상황에서는 자사주 취득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도 언급했다.
권 교수는 “자사주를 자산으로 볼 것인지, 미발행주식으로 볼 것인지, 혹은 양면성을 가진 독특한 지위로 볼 것인지 학설과 실무가 완전히 갈린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미발행주식설을 기본 전제로 삼고 자산설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취지라며 “이미 발행된 주식을 ‘다시 발행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사주 처분 방식과 관련해서도 “대법원 판례가 없어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며 회계기준(IFRS)이 미발행주식으로 보더라도 상법·세법 해석과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006년 상법 개정 당시 논의됐던 ‘신주발행 절차 준용안’은 주주평등 원칙을 반영한 절충안이었으나 최종적으로 삭제된 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배경도 덧붙였다.
권 교수는 특히 이번 개정안이 자사주의 경영권 방어 기능을 사실상 제거하는 방향이라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그는 “자사주는 시중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적대적 인수 위험을 낮추는 전통적이고 정당한 방어 수단”이라며 “주총 특별결의를 요구하고 매년 주총에서 보유·처분 계획을 승인받도록 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방어 타이밍을 놓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외부 공격이 임박했는데도 다시 주총을 열어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실질적인 방어 수단으로서 기능이 상실된다는 설명이다.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까지 특정 기간 내 처분하도록 하는 규정도 “소급입법의 성격이 짙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취득할 자사주에 대한 규제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미 취득해 합법적으로 보유 중인 자사주를 강제로 처분하라는 것은 과도한 입법”이라며 법적 안정성 훼손을 우려했다.
권 교수는 “경영권 방어는 현 경영진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회사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방어행위”라고 강조했다.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회사가 어떻게 분리·매각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공격이 들어오면 이사회가 신속하게 방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황금주, 전략산업 보호 규정 등 해외 사례도 소개하며 “자사주 취득·활용은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방어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현 개정안이 방어 수단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있다면, 2006년 논의로 되돌아가 ‘신주발행절차 준용’ 방식처럼 주주평등을 보장하면서도 자사주 활용의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절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자사주 의무소각 중심 접근은 본질적 문제 해결이 아니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보다 정교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자사주도 1년 내 의무소각…3차 상법개정 핵심 윤곽 드러났다”
“기존 자사주도 1년 내 의무소각…3차 상법개정 핵심 윤곽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을 다음 주 발의한다. 최대 쟁점이었던 ‘기존 자사주’ 처리 방향도 정리됐다. 기존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1년 내 소각을 의무화하되, 스톡옵션·우리사주조합 등 목적이 명확한 경우에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예외 인정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이 기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해온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자사주 규모가 큰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소각 유예 기간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자사주 처분 시에는 신주 발행 절차를 준용해 특정 주체에 유리한 배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고, 합병 등 비자발적 취득 자사주는 특수관계인에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