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시멘트 5% 지분 확보한 회장 아들 회사…자금 출처는? [분석+]

정도원 회장, ‘일감 몰아주기’로 재판 넘겨져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인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대현 부회장이 개인 회사를 통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사들였다. 정도원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삼표시멘트의 일감 몰아주기로 형성한 자금을 삼표시멘트 지분 사들이기에 투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공시에 따르면, 에스피에스엔에이(SPSNA)는 삼표시멘트 3.89% 지분을 시간 외 매매로 사들였다. 134억원 규모 주식이다.

SPSNA는 시멘트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친환경 건설 기초 소재인 고로슬래그 시멘트, 고로슬래그 미분말 등을 생산한다.

SPSNA가 보유한 삼표시멘트 지분율은 3.89%가 됐다. SPSNA의 모회사인 에스피네이처가 또한 삼표시멘트 4.7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정대현 부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에스피네이처의 최대주주다. 에스피네이처의 100% 자회사가 SPSNA다.

정 부회장의 부친인 정도원 회장은 이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여기에도 아들 회사가 관여됐다.

검찰에 따르면 정 회장 등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삼표산업이 필요로 하는 원재료를 그룹 계열사 에스피네이처에서만 구매하도록 했고, 이를 시중보다 약 4% 높은 가격으로 거래하도록 압박했다. 그 결과 에스피네이처는 약 74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반면, 삼표산업은 같은 규모의 손실을 떠안았다.

검찰은 이를 통해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지분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했고, 정 회장이 장남의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삼표산업 내부에서도 고가 매입과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불만이 컸으나, 정 회장과 홍 전 대표는 이를 무시한 채 수년간 부당 지원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8월 해당 사안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지난해 12월 삼표산업과 홍 전 대표를 먼저 기소해 시효를 중단시키고, 올해 추가 압수수색을 거쳐 정 회장까지 기소를 마무리했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을 ‘받은’ 측은 처벌이 불가능해, 에스피네이처와 정 수석부회장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표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대물림 준비 과정은 계열사 내부거래 확대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진행돼왔다. 그 시작은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이었다. 두 회사는 오너 지분 100% 체제 아래 그룹 내 매출 상당 부분을 내부거래로 채워가며 몸집을 키웠고 이후 모두 에스피네이처에 흡수됐다.

골재 생산업체 삼표기초소재는 정 사장(지분 78.98%)과 그의 누이인 지윤·지선 씨(각 10.51%)가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였다. 이 회사는 그룹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내부거래율은 2013년 68.72%, 2014년 61.76%, 2015년 61.01%, 2016년 61.84% 등 매년 60%를 넘겼다. 매출의 대부분이 계열사로부터 나온 셈이다.

철스크랩 수집·가공업체 네비엔 역시 구조가 다르지 않았다. 정 사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운데 최근 6년간 내부거래율은 2013년 71.89%, 2014년 55.27%, 2015년 43.90%, 2016년 59.20%, 2017년 72.54% 등으로, 계열사 지원을 기반으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해 왔다.

내부거래로 성장한 이 두 회사는 승계 작업의 핵심 연결고리인 에스피네이처로 흡수됐다. 에스피네이처는 2017년 삼표기초소재를, 2019년 네비엔을 각각 인수했다. 이어 남동레미콘, 알엠씨, 당진철도, 경한, 네비엔알이씨, 당진에이치 등 정 사장의 사실상 개인회사를 잇따라 합병하며 그룹 내 지배력 수렴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에스피네이처의 오너 일가 지분율은 96.37%에 달한다.

합병을 거듭한 에스피네이처의 외형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커졌다. 2019년 말 기준 이 회사 총자산은 9808억 원으로 2013년 대비 약 12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5528억 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최근 6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중도 47.51%에 달해, 여전히 계열사와의 거래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제철 원료를 가공해 삼표산업 등 계열사에 판매하는 구조가 에스피네이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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