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상법에 대응하고자 기업들과 로펌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은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개정 상법 및 노동조합법 주요 내용과 대응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자주총·3% 룰·감사위원 분리선출까지…최승재 변호사 “기업 경영 책임·리스크 가중”
최근 상법 개정으로 이사 충실의무 조항에 ‘주주’가 명시되면서, 기업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승재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24일 열린 세미나에서 “회사를 위한 충실의무에 주주가 포함되면, 이사회가 누구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는지 모호해져 경영 판단이 위축될 수 있다”며 경고음을 울렸다.
충실의무, 회사→주주로 확대?
최 변호사는 “상법 제382조의3 개정으로 이사의 직무 수행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규정한 것은 해석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과 일본은 전통적으로 선관주의(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에 방점을 두고 충실의무 개념을 제한적으로 적용해왔지만, 미국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충실의무와 선관의무를 구분해 발달시켰다.
그는 “주주를 개별적으로 충실의무 대상에 포함한다면 이사회는 회사·주주·일부 주주 간 이해충돌이라는 ‘해법 없는 방정식’에 직면할 수 있다”며 “앞으로 투자 의사결정이나 위험 거래를 진행할 때 법적 분쟁 소지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 판단의 법칙과 실무적 대응
최 변호사는 “현행 판례상 경영판단의 원칙이 인정되지만, 불명확성이 남아 배임죄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사회는 변호사·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가의 ‘페어니스 오피니언’을 확보해 절차적·실체적 합리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합병·분할 등 조직재편이나 M&A와 같은 민감한 의사결정에서는 복수의 의견서를 확보하는 등 방어적 절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자주총·3% 룰·분리선출제, 복합적 부담
최 변호사는 또 전자주주총회 도입과 관련해 “기술적 오류로 투표 집계에 하자가 생길 경우 결의 무효 가능성이 있다”며 “IT 인프라 구축과 법원의 재량적 판단 기준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최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동시에 적용되면 “평균 7명 규모 이사회에서 최대주주가 3~4명밖에 선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별 시뮬레이션과 사전 대응 전략이 필수”라고 경고했다.
“사외이사 후보군 사전 확보해야”
특히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리스크가 커진 점을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책임 부담이 늘어나면 유능한 인사를 모셔오기 더 어려워진다”며 “기업은 법률·회계·산업 전문가 풀을 사전에 확보하고, D&O(이사·임원 배상책임보험) 가입 등 방어 장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수주주 보호 vs. 경영 안정
그는 “입법자는 소수주주 보호를 강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경영 안정성과 충돌할 수 있다”며 “기업이 이익 정당성을 입증하고, 감사위원 역할과 가이드라인을 정비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