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주총 ‘격랑’ 예고…상법 개정·소액주주 연대가 기업을 흔든다 [현장+]

문성 변호사 “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기업 선제 대응 필요”

2026년 정기 주주총회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상법 개정으로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고 감사위원 분리선임 범위가 확대되는 가운데, 소액주주 플랫폼을 통한 지분 결집과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겹치면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전략에 근본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11일 법무법인 율촌 주최로 ‘상법 개정이 불러온 주주총회 대변화’ 세미나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율촌 본사에서 열렸다.

문성 변호사(율촌)는 최근 세미나에서 “2026년은 주주총회 제도 변화와 소액주주 권한 강화가 맞물리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2025년 주총: 주주제안 사상 최대, 경영권 분쟁 다변화

문 변호사는 먼저 올해(2025년) 주총 시즌을 돌아봤다. 문 변호사는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많은 주주제안이 상정됐다”며, 단순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전통적 안건보다 정관 변경, 이사 및 감사 선임 등 기업 지배구조에 직결되는 안건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ACT’, ‘헤이홀더’ 등을 통한 체계적인 소액주주 연대가 활발해지며, 주총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업을 압박하고 지분을 결집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 양상도 변화했다. 과거에는 가족 간 갈등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대립, 소액주주 연대와 최대주주 간 충돌 등 다양한 유형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대비 주주제안 건수는 약 두 배 증가했으며, 정관 변경이나 이사·감사 선임과 관련된 주주제안이 다수 통과되기도 했다.

상법 개정: 충실의무 확대·독립이사제·집중투표제

2025년과 2026년 연이어 단행되는 상법 개정은 주총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우선 올해 7월부터는 이사회의 충실 의무가 모든 주주로 확대됐다. 문 변호사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 충돌을 방지하고, 이사회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입법 취지”라며 “합병·분할·영업양수도 같은 안건에서는 주주 가치 훼손 여부와 절차적 정당성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7년부터는 사외이사가 독립이사로 전환되며 이사 총수의 3분의 1 이상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문 변호사는 “사외이사 후보의 독립성 심사가 더욱 엄격해질 것”이라며, 기업이 자체적 독립성 기준을 마련하고 공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 9월부터 시행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는 기업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감사위원 2인 이상을 분리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은 적용례가 불명확해 법적 해석 논란을 낳을 수 있다. 문 변호사는 “2026년 3월 주총에서 정관을 미리 개정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문성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쟁점 확대: 임원 보수·3% 룰·행동주의 펀드 공세

주총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으로는 △임원 보수 한도의 정당성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독립성 △3% 룰(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 제한) 적용 방식 △행동주의 펀드와 PEF 간 충돌 등이 꼽힌다. 특히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서로 다른 경우 3% 룰을 어떻게 분리 적용할지가 실무 현장에서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 변호사는 미국 델라웨어주의 ‘머스크 판결’을 언급하며 임원 보수도 충실의무 위반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문 변호사는 “머스크가 과도한 스톡옵션 보상안으로 패소한 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며 “한국에서도 고액 보수를 둘러싼 대표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과징금 부과와 연계된 대표소송, 경영진 보수를 문제 삼는 주주대표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 대응 전략: 선제적 정관 개정·투명한 IR·국민연금 관리

문 변호사는 기업들이 대응해야 할 방향으로 △선제적 정관 개정 △투명한 IR 로드맵 구축 △밸류업 공시 강화 △국민연금과의 관계 관리 등을 제시했다. “정관 개정을 시행일 직전에 임시 주총으로 처리하면 비용과 혼란만 커진다”며, 시행일을 부칙에 명시하는 방식으로 미리 개정해 둘 것을 권고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약 165조 원을 운용하며 코스피 시가총액의 5%를 넘어서는 초대형 주주”라며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안건에 찬성한다는 점을 기업이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장기 성장 전략과 주주친화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국민연금의 반대 표심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026년은 지배구조 개혁 시험대”

문 변호사는 “2026년 주총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소액주주 권리 강화와 지배구조 개혁의 효과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단기 방어를 넘어 투명성과 장기적 가치 제고라는 대원칙에 부합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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