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적인 상법 개정 등 법 제도 변화가 기업 경영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환경노동위원회 주최로 ‘더 센 상법·노란봉투법 노사관계와 고용 안정의 도전’ 세미나가 열렸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날 상법 개정안과 노동조합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이 기업 경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입법자가 법질서를 훼손하는 수준으로 새로운 의무를 창조하고 있다”며, 충실의무 확대와 집중투표제 도입이 자본주의 기본 원리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충실의무, 원래 조항으로 충분”
최 교수는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을 비판하며 “민법상 위임 규정에 따라 이사는 이미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부담한다. 회사 재산을 빼돌리지 않고 이해충돌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98년 외환위기 이후 충실의무가 도입됐지만, 이는 불필요한 중복 규정”이라며 “한국만의 독자적 개념으로 왜곡된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법원 판례를 예로 들며 그는 “충실의무의 대상은 개별 주주가 아니라 전체 주주다. 소액주주가 신주 발행이나 분할을 금지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입법 의도와 실제 판례 해석 사이 괴리를 짚었다.
“집중투표제, 대주주 권리 침해”
집중투표제에 대해서는 “대주주의 권리와 전문경영인의 권한은 구분돼야 한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주주의 경영권은 자본 투입에서 비롯된 권리다. 이를 집중투표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적 가치인 사유재산권 침해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며 그는 “감사위원 3% 룰과 집중투표제가 결합하면 대주주가 이사회에서 확보할 수 있는 의석은 1~2석에 불과하다. 그 결과 나머지는 소액주주나 행동주의 펀드가 차지해 경영권 불안정성이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노란봉투법, 경영 의사결정까지 파업 대상”
최 교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노동쟁의 대상을 임금·근로조건에서 경영 의사결정까지 확대하면, 공장 이전이나 구조조정 같은 사안도 파업 사유가 된다”며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까지 면제되면 사실상 무제한적 파업권이 허용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실제 파업 현장에서 누가 얼마만큼 불법행위에 기여했는지를 따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결국 법원이 이를 제동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판례 축적을 통해 노조법 개정의 부작용을 바로잡는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입법 남발로 기업 기회 잃는다”
최 교수는 “기업 이사의 의무를 과도하게 확대하면 결국 이사회가 위축돼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포기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주주의 경영권은 존중해야 자본주의가 작동한다. 입법자들이 사회적 합의나 균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법을 남발하는 것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