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주 전략서 통신 장비株로 이동…시장 관심 재점화
대북·5G 인프라 모멘텀 겨냥한 베팅 해석
평균 매수가 대비 손실 구간, 추종 매매 위험 경고
개인 투자자 영향력 커진 슈퍼개미의 행보 주목
‘부산 슈퍼개미’로 불리는 김대용(42)씨가 다시 한 번 코스닥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이동통신 장비업체 에프알텍 지분 14%를 확보해 단숨에 2대 주주에 올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씨는 에프알텍 13.96% 지분을 확보했다. 남재국 대표(36.12%)에 이어 2대 주주에 해당하는 지분이다.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다.
이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품절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던 전략과는 결이 다르다.
김씨는 2022년 양지사·신진에스엠 등 유통주식이 적은 종목을 대거 사들여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그는 신진에스엠 무상증자 요구를 통해 주가를 띄운 뒤 매도해 약 11억원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과정에서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까지는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시장에 복귀했다. 신라섬유와 코데즈컴바인 등 소위 ‘품절주’를 매집하며 과거와 유사한 전략을 펼쳤으나, 최근 재영솔루텍에 이어 이번에는 에프알텍을 새 투자처로 삼았다.
에프알텍은 기지국 장비, 광중계기, 5G 네트워크 장비 등을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한때 개성공단 입주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경협 테마주로도 분류돼 왔고, 최근에는 정부의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와 맞물려 정책 수혜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김씨가 이러한 모멘텀에 베팅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거 코데즈컴바인 매매를 통해 남북경협 테마에서 짧은 기간 큰 수익을 거둔 경험을 이번에도 적용한 셈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김씨의 투자가 성공적인 성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시에 드러난 평균 매수 단가가 현 주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미 수억 원대 손실 구간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그의 행보가 공개되자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추종 매수에 나서는 양상도 포착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슈퍼개미의 투자 자체가 종목의 근본적 가치와 무관하게 단기 급등락을 유발할 수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추종은 손실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씨의 투자 행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에 그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수십억 원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슈퍼개미는 일종의 ‘큰 손’으로 작동하며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정보 비대칭이 심한 테마주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시장 전체를 흔들기도 한다. 최근 들어 그는 품절주에서 벗어나 유통 물량이 많은 종목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과거 전략과 달리 단기 수급이 아닌 정책·산업 모멘텀에 무게를 두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향후 관건은 김씨가 에프알텍 지분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며 경영 참여 가능성을 시사할지, 아니면 단기 차익 실현 후 다른 종목으로 이동할지 여부다. 만약 전자라면 에프알텍이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지만, 후자일 경우 단기 급등락에 따른 개인투자자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
시장은 여전히 그를 ‘논란과 기회가 공존하는 투자자’로 바라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씨 사례는 개인 투자자들이 테마주와 슈퍼개미에 대한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며 “기업의 펀더멘털과 실적을 바탕으로 한 접근만이 장기적 수익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