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운용 이어 얼라인, ‘솔루엠’ 지분 확보…본격 주주행동 예고

  • 솔루엠, 지배구조 논란 속 행동주의 펀드의 등장

  • 얼라인파트너스·VIP자산운용, 각각 8%·7.9% 지분 확보

  • 최대주주 지분율 27%… 경영권 방어 쉽지 않은 구조

  • 자사주 매각·분사 의혹·가족 경영 문제로 주주 불신 고조

  •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 향후 거버넌스 개편 변수로 부상

최근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진 솔루엠의 주요 주주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이 이름을 올렸다. 두 운용사 모두 주주 행동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솔루엠 입장에서는 상당한 압박이 될 전망이다.

4일 공시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는 솔루엠 8.04% 지분을 확보했다. 보유 목적은 ‘일반 투자’다. 일반 투자란 단순 투자와 경영 참여 사이로, 다소 간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VIP자산운용 역시 7월 기준 솔루엠 7.99% 지분을 확보한데 이어 행동주의 펀드 두 곳이 주요 주주로 등장한 것이다.

최대주주 전성호 대표 측이 보유한 실질 지분율이 27.32%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2대 주주와 3대 주주로서 행동주의 펀드가 등장한 것은 상당한 압박이 될 전망이다.

솔루엠은 올해 들어 자사주 매각, 분사 의혹, 가족 경영 문제 등 복합적인 지배구조 리스크 문제를 드러냈다.

가장 먼저 논란이 불거진 것은 자사주 매각 건이었다. 회사는 올해 4월 약 2.43%의 자사주를 최대주주인 전성호 대표에게 매각하기로 했는데, 매각 단가가 취득 가격이나 임직원 스톡옵션 가격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사실상 회사 자산을 최대주주 개인에게 이전하는 배임 행위라고 지적하며, 자사주 소각이나 매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7월에는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부문의 분사 추진설이 제기되면서 충실 의무 위반 논란으로 번졌다. 해당 사업부 분사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 및 승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소액주주연대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보도를 부인했지만,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8월에는 헬스케어 신사업 ‘휘티부스터’를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졌다. 이 사업의 상표권은 전성호 대표의 장남 전동욱 상무가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운영사는 그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회사로 알려졌다. 솔루엠 자회사가 신사업 추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이 투입될 경우, 오너 일가에 편익이 돌아가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회사는 아직 실제 거래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가족 경영을 둘러싼 불신은 더욱 커졌다.

경영 투명성 논란은 인사 문제에서도 이어졌다. 전동욱 상무와 차남 전세욱 상무의 발탁과 승진 과정에서 전문성 부족과 검증 미비가 지적되었고, 특히 ESL 사업 실적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 중심의 인사가 기업 경쟁력 저하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얼라인파트너스, 행동주의로 기업 지형을 바꾸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한국 자본시장에서 주주 행동주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이들의 접근은 단순한 차익 실현이 아니라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다양한 기업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SM엔터테인먼트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소수 지분을 확보한 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개인 회사와의 내부거래를 문제 삼아 계약 종료를 요구했다. 결국 SM은 매출 일부를 외부로 유출하던 구조를 해소했고, 경영권 균형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에 주주 행동주의가 실질적 변화를 만든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JB금융지주에서도 행동주의는 힘을 발휘했다. 얼라인은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이사회에 새로운 사외이사들을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드문 변화였으며, 이후 JB금융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이사회 구조가 달라지자 회사의 자본 정책도 시장 친화적으로 전환된 것이다.

코웨이의 경우, 얼라인은 지분을 확보한 뒤 공개 서한을 발송하며 지배구조와 자본 효율성 개선을 요구했다. 이어 주주제안을 통해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회 의석 확대, 자본시장 전문가 영입 등을 추진했다. 이는 소수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한 시도로, 현재까지도 이사회 개편과 거버넌스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두산밥캣에서도 행동주의는 드러났다. 얼라인은 수백억 원 규모의 지분을 확보한 뒤, 합병 재추진 중단과 막대한 매수청구권 금액을 주주환원에 활용하라고 압박했다. 두산밥캣은 지배구조 재편안을 수정했고, 주가 역시 주주환원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는 얼라인이 개인 주주 및 다른 투자자와 연합을 구성해 20%가 넘는 지분을 확보했다. 이들은 자사주 소각과 주가 정상화를 요구하며 행동주의의 범위를 확장했다. 단독 활동이 아닌 주주 연대를 통한 접근으로,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행동주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얼라인파트너스의 행보는 기업을 단기 압박하는 세력이 아니라, 장기적 기업 성장의 촉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요구가 반영된 기업들은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편,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으며, 시장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현재 1조 원이 넘는 운용자산을 기반으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기업과 시장의 체질 개선을 이끄는 주주 행동주의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으며, 한국 자본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변화를 주도하는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다.

VIP자산운용, ‘우호적 행동주의’로 기업 변화를 이끄는 한국형 모델

VIP자산운용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우호적 행동주의’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단순한 대립이나 단기 차익 추구가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가치 제고를 목표로 대주주와 협력 관계를 맺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개적 압박은 최후의 수단이며, 기본적으로는 비공개 서한, IR 미팅, 전략 제안서를 통해 소통을 이어간다. “행동주의는 기업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길을 찾는 것”이라는 운용사의 철학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 중소 제조기업에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주주환원 확대를 제안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가 이뤄졌고, 이후 주가가 2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이는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기업 체질 강화와 장기 가치 제고라는 목표가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였다.

다만 모든 사안이 비공개 협의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HL홀딩스가 자사주를 비영리 재단에 기부하려 했을 때 VIP자산운용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고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 결국 회사는 해당 계획을 철회하고 전량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3년치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다.

롯데렌탈 사례에서는 유상증자가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해 공개 행동주의로 나섰다. 첫 공개 서한에서 철회를 요구했지만 회사가 증권신고서에서 강행 의사를 밝히자, 두 번째 서한에서는 해외 판례까지 인용하며 법적 책임 가능성을 경고했다. 동시에 공모가 이상의 증자나 대주주 대여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건설적 해법을 강조했다.

아세아그룹을 겨냥해서는 오너 일가의 내부거래와 낮은 배당성향을 비판하며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나아가 차기 주총에서 주주대표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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