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기업 경영 불확실성 시대 열렸다” [현장+]

김형준 변호사 [사진=로고스]
상법 개정이 단순한 법률 변경을 넘어, 경영권 분쟁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총주주 이익’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실무에서 어떻게 해석·적용될지가 향후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로고스는 13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사옥무법인 로고스는 13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2025년 상법 개정의 주요 내용과 기업경영의 변화’를 주제로 한 상법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형준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이날 토론에서 최근 상법 개정이 기업 환경과 법률 실무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며 “이번 개정은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한층 증대시키는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발언하는 김형준 변호사

“총주주 이익 조항, 경영진 형사책임 리스크 높여”

김 변호사는 이번 개정의 핵심인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조항이 민·형사 책임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LG화학 물적분할, 불공정 합병 비율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에는 주주 손해가 발생해도 도덕적 설득과 여론전에 그쳤지만, 이제는 법률적 무기를 활용한 적극적인 소송·형사 고발 가능성이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가 개정 조항을 인용해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결정은 불법”이라고 선언한 사례를 언급하며, 경영진 입장에서 배임죄 적용 가능성이 커졌음을 경고했다. 배임죄는 피해 규모가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 50억 원 이상이면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대 범죄다.

법학계도 ‘적극 해석’ vs ‘신중 접근’ 갈려

그는 학계 논쟁을 소개하며 “일부 학자는 이사와 주주 간에도 배임죄상 신인관계가 성립한다고 보지만, 다른 학자는 죄형법정주의와 소유·경영 분리 원칙을 이유로 제한적 적용을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경북대 이상훈 교수는 자본거래 시 주주의 비례적 이익 고려 의무를 강조하는 반면, 고려대 강수진 교수는 개정 조항만으로 당연히 배임죄 적용을 인정해선 안 된다고 본다.

“행동주의·경영권 분쟁, 법률전 심화될 것”

김 변호사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고소·고발이 전면전에 가까운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며, 형사사법 제도 개편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 제도 변화가 해석과 집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집중투표제, ‘양날의 검’에서 경영권 방패로

그는 2차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집중투표제 의무화 논의에도 주목했다. 원래는 행동주의 펀드와 투자자들이 찬성하던 제도지만, 최근 일부 경영권 분쟁에서는 현 경영진이 오히려 집중투표제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한 사례가 나왔다. 김 변호사는 “모든 개정 조항은 사안별로 ‘칼’이 될 수도 ‘방패’가 될 수도 있다”며 “법률가들은 상황별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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