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주주 중심 내부거래에서 문제 반복… 상법에 강제적 자료 제출 규정 필요”
“현행 자료 제출 명령 제도, 정작 배임 관련 사건에는 무력”
“상법에 별도 자료 제출 제도 도입 필요… 단계적 디스커버리 체계로”

기업인의 경영상 결정으로 발생한 책임을 묻는 방법으로 ‘배임죄’ 등 형사 조항 적용보다는 민사상 대응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서 미국과 같은 ‘디스커버리’ 제도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국회에서 있었다.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상법개정과 제도개선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천준범 변호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현실에서 문제가 되는 업무상 배임 사건은 단순한 횡령이나 불법자산 유용이 아니라,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내부거래가 핵심”이라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민사소송에서 실효적인 증거 확보가 가능하도록 법제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천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업무상 배임죄는 고의성, 손해 입증 등의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상당수 무죄로 끝난다”며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이후 검찰 고발이 이어져도 실효성 있는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무에서 발생한 다수의 배임 혐의 사례들을 언급하며 “비상장주식 고가 매각, 계열사 끼워넣기 계약, 저가 임대, 계열사 펀드 출자 강요, 고가 어음 매입, 가장공사계약 등은 모두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와 관련된 내부거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상 자료 제출 명령 제도의 한계도 지적했다. “현행 제도는 부당 내부거래(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9호)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업무상 배임죄와 직결된 사건에 활용할 수 없다”며 “자료 제출 명령의 대상도 소송 상대방 당사자로만 한정돼 있어, 실질적 자료를 보유한 회사 자체에 대해서는 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천 변호사는 “영업비밀이라는 명목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범위가 넓게 규정돼 있어, 실효적 운용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 변호사는 “특허법과 공정거래법 등에서 이미 유사한 강제력 있는 자료 제출 명령을 운용한 경험이 있는 만큼, 상법에도 유사한 조항을 도입할 수 있다”며 “자료 제출을 먼저 의무화하고, 그 다음에 증언·입증 절차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러한 제도가 정착된다면 충실의무 위반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의 실효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단순히 충실의무를 규정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무에서 피해 회복이 가능하도록 소송 절차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의원 “주주 보호 위해 이사 충실의무·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필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원은 경영판단에 배임죄를 적용하지 않는 확고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검찰이 수사나 기소를 남용하는 경향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무분별한 형사처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임죄에 대한 판례를 명문화하는 법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은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특허법, 실용신안법, 하도급법, 상생법 등에서는 이미 전문 조사인이 법원의 명령에 따라 기업 자료를 조사하는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며 “미국식 자료보존명령이나 당사자 신문제도 등과 결합한 혼합형 디스커버리 제도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은 미국식 제도의 전면 도입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며 “현행 재판제도의 수준에 맞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임죄는 여전히 중요… 폐지 신중히 접근해야” [현장+]
정성주 검사 “충실의무 확대 실효성 확보하려면 배임죄 개선과 디스커버리 논의 병행돼야” “형사법상 공백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 필요” “지배주주 부당지원·사익편취는 여전히 공적 통제 필요” “정보 비대칭 해소 위한 디스커버리 논의도 병행돼야” “상법 개정의 실효성은 사후 구제 시스템과 증거제도 개선에 달려” 기업인의 경영상 결정으로 발생한 책임을 묻는 방법으로 ‘배임죄’ 등 형사 조항 적용보다는 민사상 대응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서 미국과 같은 ‘디스커버리’ 제도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국회에서 있었다.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상법개정과 제도개선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정성두 검사(법무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배임죄 제도 개선 논의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검사는 “지배주주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지원, 사익 편취와 같은 유형의 행위는 회사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