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삼성생명 지분법 적용, 실질적 영향력 판단해야” [현장+]

한국회계기준원은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48회 KAI Forum ‘생명보험사의 관계사 주식 회계처리’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지분 20% 미달해도 지분법 적용 가능”

한국회계기준원은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48회 KAI Forum ‘생명보험사의 관계사 주식 회계처리’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에서 진봉재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관계기업 회계처리 기준과 생명보험사의 IFRS17 일탈 회계 적용 관련 논란을 중심으로 가 회계기준 측면에서 원칙적 해석을 강조했다.

진 부대표는 “보험업법상 자회사 편입이 회계상 지분법 적용과 반드시 연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 부대표는 “15% 추가 취득으로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단지 보험업법상 자회사라는 이유만으로 회계상 유의적 영향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며 “IFRS 1028호 기준서에 따라 지분율 외에도 이사회 참여, 중요한 거래, 경영진 교류, 기술 의존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 미만 지분 보유 시에도 명백한 영향력의 증거가 있으면 지분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 부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사회 참여나 경영 참여를 통해 20% 미만 지분에도 지분법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며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 영향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판단 요소로 ▲이사회 참여 여부 ▲중요 거래의 의존도 ▲경영진의 실질적 파견 ▲핵심 기술 제공 여부 등을 제시했다.

진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 지분율, 유의적 영향력 판단의 ‘절대 기준’ 아냐”

김재호 한국회계기준원 실장은 이날 토론에서 “일탈 회계가 일부 회사의 일시적 판단을 넘어서 업계 전반의 관행처럼 굳어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회계기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실장은 “이는 단순한 기술적 회계 이슈가 아니라 신뢰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관계기업에 대한 ‘유의적 영향력’ 판단 기준에 대해 “20% 의결권 보유 여부는 간주 규정일 뿐,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IFRS 1028호 문단 6에서 열거된 다섯 가지 영향력 판단 요소에 대해 “필요조건이 아닌 예시적 요소로 봐야 한다”며, “이 다섯 가지가 체크리스트처럼 활용되는 것은 기준서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요소의 증거력은 차이가 있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언하는 김 실장

“공동 투자·경영진 교류·기술 협업 등 삼성화재-삼성생명 영향력 근거 존재”

김진욱 건국대학교 교수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행사해온 실질적 영향력의 변화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관계기업 판단의 핵심은 형식적인 지분율이 아니라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라며 “유의적 영향력을 단순한 실현 여부가 아니라 그러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의 존재 자체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참여했는지 여부보다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이 20% 미만이라 하더라도, 실질적 영향력이 입증된다면 지분법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사주 소각이나 주주환원율 공표, 공동 투자와 같은 의사결정에서 두 회사가 전략적으로 정렬된 행동을 보였다는 점은 유의적인 영향력의 간접적 증거가 될 수 있다. 특히 2023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공동으로 블랙스톤과 6,500만 달러 규모의 펀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삼성자산운용에 위탁하는 구조를 채택한 것은 전략적 일관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김 교수는 “또 경영진 교류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 삼성화재 대표였던 홍원학 사장이 삼성생명 대표로 이동하고, 삼성생명 이문화 부사장이 삼성화재 대표로 선임된 사례는 단순한 퇴직 후 이직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일부에서 이 같은 인사 교류를 ‘퇴직 후 재고용’으로 해석하며 유의적인 영향력을 부정하고 있으나, 해당 해석이 과거 2007년 IFRS 도입 이전 실무 가이던스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기술 정보 공유 측면에서는 삼성생명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보험 상품이나 고객 행동 기반 데이터 플랫폼을 삼성화재가 활용하고 있다. 반면, 삼성카드 주도로 설계된 금융 앱 ‘모니모’의 경우, 삼성화재가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 주도권은 삼성카드와 SDS에 있었다는 점에서 삼성생명의 실질적 영향력이 없다는 반론도 있다.

김진욱 건국대학교 교수

“삼성생명, 주주 소송 대상될 수도”

김광중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왜곡된 회계 정보에 기반한 투자 판단으로 손실을 본 주주들은, 향후 삼성생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회계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 책임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0년 삼성생명 상장 당시에도 이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었으며, 실제로 약 2,000명의 계약자들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익의 회계 처리 방식에 있다. 삼성생명이 과거 삼성전자 주식을 약 5,400억 원에 매입하여 30조 원대 수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익을 계약자에게 배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법원은 두 가지 근거로 배당 청구를 기각했다. 첫째는 삼성전자 주식을 아직 처분하지 않았다는 점이고, 둘째는 당시 회계 처리 기준(재무부 지침 등)에 따라 계약자 몫으로 회계 처리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없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이 두 가지 전제가 현재는 모두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첫째로, 삼성생명이 실제로 삼성전자 주식을 일부 처분했고, 둘째로 회계 기준 역시 IFRS 17로 전환되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민법 제150조를 인용해 “만약 조건 성취를 방해하기 위해 계약자가 받을 권리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이는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무효로 볼 수 있다”며 “삼성생명이 오랫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보유한 결정이 계약자의 권리를 침해했는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이 수많은 계약자들이 세상을 떠났고, 배당받을 기회조차 없었다”며, 삼성생명이 그룹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주식을 보유한 결정이 계약자의 이익과 충돌했다고 지적했다.

김광중 변호사

댓글 남기기

HOT POSTING

지구인사이드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