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결국 될 수밖에… 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진짜 쟁점” [현장+]

장정애 교수

상법 개정안 중에서도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강화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한국회계학회와 함께 9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 Two IFC에서 ‘2025 기업지배구조의 미래’ 세미나를 개최했다.

장정애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상법 개정은 결국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개정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30일 열린 토론회에서 “본회의에서 한 차례 통과됐던 상법 개정안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와 국회의 재의결 부결로 폐기됐지만, 상법 개정의 방향성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심은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장 교수는 “이사회 충실의무 확대는 추상적인 개념이라 개정된다 하더라도 실효성이 거의 없다”며 “반면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지배주주의 권한에 직접적인 제약을 가할 수 있어 기업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가 자신이 선호하는 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의결권을 집중해서 행사하는 제도다. 장 교수는 “현행법상 상장회사의 경우 일정 조건 하에 집중투표를 청구할 수 있지만, 개정안은 아예 이를 의무화하고 정관으로도 배제할 수 없게 하려 했다”며, “이는 기업 지배구조에 실질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감사위원 분리 선출 강화에 대해서도 “현재는 1인을 분리 선출하는 방식이지만, 개정안은 2인 이상을 분리 선출하자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이는 감사위원회의 실질적 독립성을 높이는 조치이자, 소수주주 보호의 핵심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실의무 확대? 학자 90% 이상이 ‘의미 없다’ 본다”

이사회 충실의무 확대 조항에 대해서는 학계의 대다수가 회의적인 입장이다. 장 교수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조항이지만, 실질적으로 바뀔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문제의 본질은 이사 충실의무보다 제3자 배정 절차의 문제인데, 법원이 주주의 책임을 부정한 2009년 판례 표현에 꽂혀 개정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수는 학교에 고용된 것이지 학생의 피용자는 아니지만, 학생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책임이 없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주식회사의 이사도 회사만이 아니라 주주 전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주주총회 도입 의무화는 무난한 조치”

한편, 전자주주총회 도입 의무화는 비교적 논란이 적은 항목으로 평가됐다. 장 교수는 “그동안 전자투표에 대한 규정은 있었지만, 전자 주주총회 자체에 관한 명확한 규정은 없었다”며 “이 조항은 기술 발전과 효율성을 고려할 때 무난한 개정”이라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상법 개정은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이루어질 것”이라며 “개정의 방향은 소수주주 보호와 기업의 책임성 강화라는 점에서 타당하지만, 법률이 추상적이거나 과도하게 기업 부담을 키우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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