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는 누구 맘대로 엔터 사업에 도전했나 [기자수첩]

걸그룹 ‘유니스’ [사진=F&F엔터테인먼트]

소액주주의 뜻을 거스르는 ‘K엔터 도박’…F&F 이사회는 누구를 위한 존재인가

F&F는 의류기업의 정체성을 넘어, ‘미래 먹거리’라며 K-엔터 사업에 과감히 발을 들였다. 그러나 그 결말은 어설픈 확장 전략의 민낯을 드러냈다. 지난해 설립된 F&F엔터테인먼트는 막대한 적자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첫 프로젝트였던 걸그룹 ‘유니스’와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버스 리그’ 모두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투자한 200억원은 수익과 무관한 마케팅비에 그쳤고, 이는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왔다.

문제는 사업의 실패보다 더 근본적인 데 있다. 소액주주의 동의 없이 지배주주의 결정만으로 이사회가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승인하는 지배구조 자체가 주주 자본주의에 역행한다는 점이다. K엔터 시장은 이미 수천 개의 기획사들이 난립해 있는 레드오션이며, SM·JYP·하이브처럼 대형 IP를 보유하지 않은 후발주자에게는 명확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F&F는 기업 본연의 경쟁력과 무관한 영역으로 뛰어들었고, 그 선택의 중심에는 지배주주인 김창수 회장의 의중이 있었다.

상법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견제하는 장치로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지배주주의 영향력이 이사회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 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균형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F&F 사례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소한 일정 금액 이상 신규 사업 투자는 이사회 승인뿐 아니라, 소액주주 동의를 요하는 정관 규정이 필요하다.

F&F홀딩스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F&F 이사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위해서라면, 수익성 없는 신사업에 대해 견제하고 토론하며 브레이크를 걸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그런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지 한 기업의 실패가 아니다. 한국 기업지배구조 전반에 던지는 구조적 경고다.

기업의 투자 실패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실패가 특정인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는 주주의 실패이기 이전에 이사회의 직무유기며, 법적·제도적 대응이 필요한 영역이다. F&F의 K엔터 실패는 단순한 재무 실적 악화가 아니라, 한국 상법이 아직 지배주주를 견제할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현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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