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조정호 회장은 왜 2위 부자가 됐나? [기자수첩]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다음 가는 국내 주식 부자 2위가 됐다.

조정호 회장 [사진=메리츠금융]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조정호 회장이 보유한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가치는 지난 21일 12조 2183억원으로 평가됐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1위인 이재용 회장(12조 9201억원)과 격차가 줄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상장 계열사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비상장사로 두고, 메리츠금융지주만 이들 계열사 지분 100%를 가진 상장사로 남기는 지배구조 개선에 성공한 결과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이는 모회사와 자회사 중복 상장이라는 국내 기업 관행을 깬 사례다. 지배구조 맨 위에 있는 대주주 입장에서는 자회사든 모회사든 많이 상장될수록 좋다. 지주회사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외부 자금을 들여와 쓸 수 있기 때문이다.

LS그룹, 두산그룹, HD현대그룹, LG그룹, SK그룹에서 계속 상장 계열사가 나오는 이유다. 이렇게 자회사가 더욱 상장돼 지주회사 주가가 떨어지면, 지주회사 주식을 더 사들이거나 자식에게 물려주는 부담도 적어진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그와 같은 관행을 깼다. 이제 메리츠금융그룹에 투자하고 싶으면 메리츠금융지주라는 단일 창구만이 존재한다. 시장은 그것을 신뢰할 수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이 새로운 상장 자회사로 생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없다는 의미다.

한국의 모자회사 동시 상장은 일본 기업들의 관행을 많이 본받았다. 일본은 모자회사 동시 상장을 해소하는 추세에 있다. 20여 개에 달하던 상장 자회사를 비상장으로 돌리는 히타치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도 재벌이 있지만, 한국 재벌과는 다른 점이 있다. 일본은 이미 1945년 패전 이후 미군의 군정 당시 재벌이 해체됐다. 많은 대기업들이 소위 말하는 ‘오너’가 없다. 금융기업이 산업체를 소유한 형태가 많다.

그러다보니 모자회사 중복상장 해소와 같은 지배구조 선진화도 더 쉬웠다. 그러나 한국은 지배주주, 오너 일가라는 신적인 존재가 그룹을 좌지우지하는 형태다.

메리츠금융지주 사례에서 보듯 그들이 지배구조 선진화를 막는 가장 큰 적이 되고있다. 지배주주만이 그룹 경영권을 갖고, 그룹이 그들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때 한국 기업 지배구조는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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