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선에 어떤 역할을 했나? [현장+]

이효섭 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찬준]

일본 금융 당국이 상장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중장기적 계획을 갖고 시도한 노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주최한 ‘일본 거버넌스 개혁 추이와 2025년 전망, 한국에 주는 시사점’ 세미나가 서울 여의도에서 열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 접근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졌으며, 2014년부터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지침 및 지배구조 모범 규준 도입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재개정을 거쳤다”면서 “한국이 이를 참고해 점진적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일본은 최근 도쿄증권 거래소 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상장 요건을 대폭 강화했으며, 유동주식 비율을 35% 이상 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자사주 소각과 상호 출자를 제외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력히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도쿄증권거래소

“지배구조 개혁, 일본 기업 주가 상승에 중요 역할”

그는 “최근 도입된 PBR(주가순자산비율) 개혁 역시 기업 지배구조의 질적 향상과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일본의 주가 상승은 지배구조 개혁만의 결과라고 볼 수 없지만 아베노믹스, 일본은행(BOJ)의 정책, 연기금의 적극적인 투자와 더불어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일본은 도쿄거래소와 금융청이 지배구조 모범 규준 이행 평가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모범 규준으로만 운영 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연기금은 적극적으로 기업 평가를 수행하는 반면, 한국은 공식적인 평가 시스템이 미비하다”며 “일본은 소액 주주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전자투표를 의무화한 반면, 한국은 해당 제도가 미비하며, 유동주식 비율 규제에서도 일본은 35% 이상 유지하도록 의무화했지만 한국에는 해당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한국의 밸류업 공시 기업 수가 목표치(100개)를 초과해 140개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 내용이 포함된 공시 퀄리티가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들의 주가 및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면서도 “대기업 위주의 참여로 인해 코스닥 기업의 참여율이 1% 미만에 불과했고, 자본 비용 언급이 부족했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이사회 역할·책임 및 주주 제안 대응이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이효섭 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찬준]

“한국 기업 대주주와 일반 주주 이해관계 일치시켜야”

이 위원은 “한국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일반 주주와 대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OECD 기업 지배구조 원칙을 한국에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위원은 “일본이 최근 신규 상장 기업에 지배구조 모범규준 준수를 사실상 의무화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기업 이사회의 책임을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 이익까지 고려하도록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이러한 개혁이 배임죄 요건과 충돌하지 않도록 법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이 시행한 유동주식 비율 규제(35%)를 한국에서도 도입해야 하며, 다만 50%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이를 통해 상호 출자 및 계열사 간의 출자 구조를 개선하고, 기업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역할 강화 및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점검 제도 도입,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펀드 운영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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