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범 변호사 “상법 개정,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현장+]

발언하는 천준범 변호사 [사진=정우성]

상법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규정하는 방법으로, 한국 기업 지배구조 체계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안민정책포럼이 개최한 ‘한국경제 밸류업과 이사 충실의무 토론회’에서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변호사)는 19년간 회사법과 공정거래법 실무를 담당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주 보호를 위한 법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천 변호사는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는 단순한 보호 의무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과 주주 전체의 이익이 갈라지는 상황에서 이사회가 공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여행 가이드의 역할에 비유했다. 천 변호사는 “가이드가 단체 관광객을 특정한 상점으로 유도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처럼, 기업 운영에서도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의사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법의 허점을 이용해 개인 회사를 설립하고,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이사회 의무 규정이 미비하다 보니, 한국 회사법과 공정거래법이 주주 간 이익 충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20년 전에도 지적된 문제지만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재열 교수와 천준범 변호사가 토론하고 있다 [사진=정우성]

천 변호사는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와의 격차를 지적했다. 그는 “OECD 기업 거버넌스 원칙에서는 주주 간 이해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사회가 전체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 거버넌스도 글로벌 기준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 체계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보다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개별적인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기업 경영진이 주주 가치를 높일 책임이 있다”며 “한국에서 거수기 이사회 문제가 지속되는 이유는 사전 안건 조정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배제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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