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법상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 체계와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안민정책포럼이 개최한 ‘한국경제 밸류업과 이사 충실의무 토론회’에서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학적으로 주주는 회사를 소유한다고 볼 수 있지만, 법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와 미국 법 어디에도 주주가 회사를 소유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반적인 상식과 법적 현실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이사가 주주의 대리인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법률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사회 충실 의무가 모든 주주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하루 만에 매매하는 비율이 57%에 달한다”며 “이들 단기 투자자까지 보호해야 하는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주주에 대한 이사회 충실 의무 확대가 결국 기관 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권 교수는 “주주의 이익 보호가 자본 다수결 원칙에 대한 불복종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천준호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이사는 직무 수행 시 환경과 사회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사실상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영리 기업의 본질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도 “소수 주주의 다수결 원칙이 이미 우리나라 법 체계에 도입돼 있다”며 “미국과 일본에서는 특별 이해관계인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지 않는데, 이와 비교했을 때 체계적인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법 체계는 회사의 법인격을 엄격히 보호하는 구조”라며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은 기존 법 체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그는 “경영권의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누가 대주주가 되려 하겠는가”라며 “경영권을 부정하는 것은 자본 시장의 기본 원리를 흔드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권 교수는 “법 개정은 필요하다면 가능하지만, 기존 법리와 학설을 붕괴시키지 않는 선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체계적인 정합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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