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높인다더니…한컴, 대주주 165억 매도

한글과컴퓨터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관련 업종 상승 분위기에 한글과컴퓨터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자 지배주주인 김연수 대표 측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약속 바로 뒤에 나온 수백억원 규모 매도다.

4일 공시에서 법인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는 한글과컴퓨터 2.70% 지분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27~28일 약 165억원 규모 주식을 현금화한 것이다. HCIH의 지분율은 6.66%로 줄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11월 19일 주주 서한을 통해 “한컴은 클라우드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 역량을 강화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컴]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장녀인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약 78% 지분을 가진 다토즈가 HCHI를 지배한다. 사실상 HCHI가 보유한 지분은 김 대표 개인 지분으로 볼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된 것은 어떻게 보충할까. 한컴위드는 150억원을 들여 한글과컴퓨터 주식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4일 공시했다.

한컴위드는 김 대표 측이 29.9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70%가 넘는 일반 주주들의 자금이라 할 수 있는 회삿돈이 투입되는 것이다.

한컴그룹 지배구조

한글과컴퓨터 주가는 부진한 장세 속에서도 클라우드와 AI 사업, 주주 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상승세를 보였다.

한컴은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 확대와 AI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웹기안기와 웹한글을 비롯한 클라우드 SaaS 관련 제품들이 전년 대비 평균 20% 이상 성장하며 회사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됐다.

한컴은 이미 선보인 ‘한컴독스 AI’ 외에도 AI 기반 질의응답 솔루션인 ‘한컴피디아’와 AI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어시스턴트’를 연내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글과컴퓨터의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며 “내년부터 클라우드와 AI 관련 업체로 변모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글과컴퓨터의 클라우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공공·민간부문 적용 확대, 생성형 AI(인공지능) 제품 구성 확대로 본업 실적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11월 19일 주주들에게 보낸 변성준·김연수 대표 명의 서한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25%를 주주환원 배당 정책으로 유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런데 이 주가 상승을 이용해서 지배주주 측이 현금 마련 기회를 찾은 것이다. 매도 주문이 일어난 날짜는 11월 27~28일(결제 시점은 11월 29일~12월 2일)로 주주 서한이 공개된 지 10일도 안 된 때였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매각한 해당 지분은 그룹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한컴위드에서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컴위드 관계자는 “이번 장내 매수는 한컴이 투자 자산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과 한컴그룹의 지배구조 최상위 기업으로서 안정적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견고한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철 회장과 김연수 대표 [사진=한컴]

한글과컴퓨터 주가가 급등하자 수백억원 규 매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11월 사모펀드 헤르메스홀딩스는 보유한 한글과컴퓨터 주식 43만 3784주(1.72%)를 지난 18일 주당 평균 2만 9883원에 모두 팔았다. 130억원을 확보한 것이다.

클라우드, 인공위성, 메타버스 등 장밋빛 사업 계획을 내놓은 한글과컴퓨터 주가가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오른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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