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납품 포기합니다”…이유 물어보니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이란 이름으로 질 좋은 신선 식품을 주문 다음 날 새벽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한 기업이다. 2015년 설립한 마켓컬리의 기업 가치는 4조원으로 추산된다.

유통 공룡 이마트의 코스피에서 시가 총액이 4조 181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다만 협력업체들이 호소하는 고통의 목소리가 들린다.

최근 마켓컬리 납품을 포기한 냉동식품 업체 S 대표는 3일 인터뷰에서 ▲국내 최고의 수수료와 고정비 ▲초도 대비 점점 축소하는 발주량 ▲품목당 매출액의 하락을 이유로 꼽았다.

우선 마켓컬리가 가져가는 판매 수수료율이 40%에 달한다. 납품업체의 물류비 부담도 상당하다. 생산자가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물건을 보내고 창고 관리비도 납부해야 한다. 또한 1~3%에 달하는 판매 장려금도 마켓컬리에 내야 한다. 이미 대형 할인점에서는 ‘갑질’이라는 이유로 사라진 장려금이다.

마켓컬리 측은 “마켓컬리는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생산자에게서 좋은 가격으로 100% 직매입한다”고 했다. 생산자가 바로 구매자에게 발송하는 시스템에 비해 운송비와 관리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마켓컬리가 많은 물량을 주문하는 것도 아니다. S 대표는 “물류비가 이익을 상쇄해 많은 품목을 동시에 납품하지 않을 경우 역마진 발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에 입점한 업체가 너무 많은 점도 문제다. 입점한다고 해서 많은 주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S 대표 회사가 납품하는 간편식 카테고리 제품만 마켓컬리에 4000개가 넘는다. 마켓컬리는 당초 신선 식품 위주에서 현재는 냉동 간편식 위주(56% 이상)로 변하고 있다.

S 대표는 “(마켓컬리에서) 스타 상품으로 등극할 경우, 회사 전체의 매출 구조가 변할 만큼 폭발적인 이슈와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그리고 소비자의 충성도가 높고 팬덤이 형성되어 있어 꾸준한 주문이 나오는 점은 장점”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납품자의 영업이익 측면에서 소기업들의 충성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 회사는) 연 매출 2조 5000억 원의 카카오선물하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 선물하기의 판매 수수료는 20%로 컬리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매출 기여도는 마켓컬리보다 낫다는 설명이다.

2 건의 댓글

댓글 남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