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로 잡힌 롯데타워…아모레·넷마블·하이브, 마천루 저주?

롯데가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 그룹사 핵심 자산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사진=롯데]

“어떤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겠다며 첫 삽을 뜨면 최대한 빨리 그 나라 주식 시장에서 빠져 나와라”

미래탐구학자라 불리는 존 L. 캐스티(John L. Casti)의 말이다. 마천루의 저주(Skyscraper Curse)란 역사적으로 ‘초고층 빌딩의 건설 열풍은 경제 위기를 예고한다’는 가설이다.

집에 돈이 쌓이면 좋은 주택을 짓고 싶듯이, 기업인도 화려한 사옥을 원한다. 그러나 그것이 몰락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롯데그룹이 휘청이고 있다. 롯데그룹 전체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말이 퍼졌다. 롯데가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 그룹사 핵심 자산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높이 555m로 국내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는 2017년 완공됐다. 1994년 추진 이후 33년이 걸린 프로젝트가 됐다. 인근 군 공항인 서울공항의 활주로를 비틀어야 했고, 수많은 설계 변경을 거쳤다. 롯데월드타워의 총 건설비용은 3조 8000억원 규모다.

화려한 사옥 건물에 입주한 기업들이 내리막을 걷는 사례는 롯데뿐만이 아니다.

롯데지주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성남시 대유위니아타워 종합연구개발(R&D)센터 전경. [사진=대유위니아그룹]

2022년 대유위니아그룹은 경기도 성남시에 ‘대유위니아타워 종합R&D센터’를 지었다. 연면적 2만8006㎡에 지하 2층, 지상 21층 규모로 건립됐다.

이 건물은 국내외 최고 수준의 통합방재 시스템과 연구소 내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첨단 보안설루션을 구축했다. 또 스마트오피스 사내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임직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무실이나 회의실을 예약하고 출입하거나 건물 안 식당에서 결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듬해부터 대유위니아그룹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금난에 부딪혀 2023년 위니아전자를 시작으로 대유플러스 등이 연쇄 부도를 냈다.

현재 성남시 사옥은 올해 7월 1200억원 가량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다만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용산 아모레 퍼시픽 본사빌딩 [사진=아모레퍼시픽]
화려한 신사옥에 입주한 기업들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2017년 6월에 완공됐다. 태양 아래 투명하게 반짝이는 정육면체 건물은 국내외 건축가들이 ‘국내 가장 훌륭한 사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평가했다. 총 공사비 5706억원이 들었다.

지하 7층~지상 22층, 대지면적 1만 4525㎡, 연면적 18만 8902㎡ 규모다.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설계를 맡았다.

그리고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후 사옥 완공 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씨젠 서울 사옥

진단키트 업체 씨젠의 씨젠의료재단은 2022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17층 빌딩을 1600억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을 사옥으로 쓰고자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씨젠의료재단 대전충청 검사센터 사옥은 대전시 2024년 최고 건축물로 지정돼 건축상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로 반짝했던 씨젠 주가가 내리막인 것은 물론이다.

씨젠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구로 지타워(G-TOWER) [사진=넷마블]

넷마블도 사정은 비슷하다. 넷마블은 2021년 3월 신사옥 G타워에 입주했다.

G타워는 지상 39층, 지하 7층 전체면적 18만㎡ 규모다. G타워에는 최첨단 공조 시설이 적용됐고, 초고속 트윈 엘레베이터를 포함한 52대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8대 등이 설치됐다. 업무공간 외에도 캐릭터 공원, 게임 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들어섰다. 넷마블은 업무부지의 70%를 공원화 해 임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쉼터로 제공했다.

넷마블 현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넷마블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하이브 사옥 용산트레이드센터. [사진=하이브]

하이브도 2021년 3월 용산트레이드센터로 사옥을 이전했다. 신사옥은 지상 19층·지하 7층으로 구성됐으며 전체 면적은 약 6만㎡(1만 8150평) 규모다. 하이브는 이 건물 전 층을 임대해 쓰고 있다. 추정가는 4548억원에 달한다.

이후 하이브 주가 흐름 역시 부진하다.

하이브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JYP 신사옥 투시도 [사진 출처 = 유현준건축사사무소]

지금도 화려한 사옥은 지어지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새 사옥을 짓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사옥을 짓기 위해 강동구 고덕동 461일원의 1만675㎡ 규모 땅을 755억원에 매입했다. 지하 5층~지상 22층 높이에 연면적 5만9475㎡ 규모 빌딩이다.

유명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가 설계를 맡았다. 지난해 고점을 기록한 JYP 주가는 올해 들어 25%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JYP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엔씨소프트는 판교에 신사옥을 건립하고 있다. 2027년 완공 시점까지 5800억원이 투입된다. 신사옥이 들어서는 대지 면적은 2만5719㎡ 규모로 지하 8층, 지상 14층 건물 두 개 동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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