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매수 무산 가능성 보는 주주들

지난달 13일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주가가 55만 6000원이었는데 18%나 높은 가격을 부른 것이다.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대규모 호재다. 공격과 방어 측 모두 서로 주식을 한 주라도 더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 이를 이용해 단기 차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들까지 달려든다.
결국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 매수 가격을 금방 넘겨버렸다. 지난달 20일에는 장중 75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영풍 측이 공개 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올리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고려아연 주가 상승세는 다소 잠잠해지는 모양이다. 9월 30일에는 전일보다 3.23%(2만 3000원) 하락한 68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5만원에 팔 수 있는 주식인데 왜 공개 매수 가격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공개 매수가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공개 매수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수록 주가는 공개 매수 가격에 근접하게 형성된다. 그러나 공개 매수자가 반드시 공개 매수 약속을 지킬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물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익이 없으므로 매수를 포기할 수 있다.
그 경우 고려아연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호재가 꺼진만큼 추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편에 선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하나증권을 비롯한 추가적인 우군이 나설 수 있다.
그 경우 영풍 측의 경영권 확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변수는 있다. MBK·영풍측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2일 나올 전망이다.
법원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를 허락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고려아연 주주들은 주식 시장이 열리지 않는 휴일을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