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시작된 쿠팡…입점 사장들 “수수료 못 버텨 탈출”

“가격 절반 이상 수수료로 낼 수 있어야 쿠팡서 살아남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쿠팡에게는 만년 적자 기업이라는 불명예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흑자 전환이 시작됐다.

그러나 작년 3분기 영업익 1037억원, 4분기 1133억원을 기록한 배경에는 입점업체들의 수수료 부담 증가가 있었다. 상당수 업체들은 크게 늘어난 수수료를 부담할 수 없다며 ‘쿠팡 탈출’을 선언하고 있다.

12년간 쿠팡에서 제품을 팔아온 제조업체 사장 A씨는 “쿠팡은 앞으로도 번창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 업종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A씨는 이를 ▲신선식품과 같은 빠른 배송이 필요할 것 ▲쉬운 반품이 필요할 것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도 상관없을 것으로 제시했다.

나머지 분야에서는 쿠팡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다른 플랫폼에 비해 높은 수수료가 문제다. A씨가 처음 쿠팡에 입점했을 때 수수료율은 물품 가격의 10% 수준이었다. 이후 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 30% 이상을 수수료로 가져갔다.

현재는 광고비를 포함해 사실상 50%를 넘겼다는 것이 A씨 설명이다. 심지어 판매 현황 분석 데이터를 보는데도 비용을 내야 한다. A씨는 “데이터를 무료로 보다가 어느 순간 그 데이터 이용료가 월 1백만원이 되고, 올해 들어서는 월 150만원까지 올랐다”라고 말했다.

A씨는 “쿠팡은 앞으로 수수료를 더 올릴 것이며, 이 정도 수수료를 낼 수 있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쿠팡 입점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쿠팡의 정산 주기도 45일로 업계에서 가장 늦은 수준이다. 판매 시점을 기준으로 1주일이면 정산이 되는 네이버와 비교하면 6배 이상 길다. 지마켓과 옥션도 정산에는 2주가량이 걸린다는 것이 A씨 설명이다. 자금 사정이 빠듯하게 돌아가는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이 또한 부담이다.

사진=쿠팡

 

“로켓배송하던 물건은 로켓그로스 안 돼”

판매자가 물건을 쿠팡 물류센터에 보내면, 쿠팡이 보관‧포장‧재고관리‧배송‧반품‧고객 응대 등 ‘풀필먼트’ 서비스 일체를 제공하는 ‘로켓그로스’는 도입 초기라서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로켓배송은 쿠팡이 물건을 매입해서 다음날 배송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로켓배송의 수수료가 더 높다.

그러자 상당수 입점 업체들이 수수료율이 낮은 로켓그로스로 이동을 원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에서 판매한 적이 있는 업체는 로켓그로스를 통해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기존 로켓배송 물품들은 로켓그로스 판매가 중단됐다.

쿠팡의 PB상품들 [사진=쿠팡]

잘 팔리는 물건은 쿠팡이 직접 만든다

쿠팡이 제조업체들 간 경쟁과 표절을 부추기고 있다고 A씨는 주장한다. A씨가 쿠팡 담당자로부터 경쟁 업체의 인기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더 싼 가격에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 경우 이를 매입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A씨는 중국과 인도 공장을 수소문해 1억원 규모 해당 물량을 생산했다. 그러나 쿠팡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이 제품을 주문하지 않았고, 담당자는 “판매가 잘 되도록 도와주겠다”라며 넘어갔다.

팔릴만한 아이템은 쿠팡이 직접 생산에 들어가고 있다. 쿠팡은 자사 PB 제품을 우선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A씨는 “쿠팡 PB 제품 중에서는 놀라울 정도 우리 제품과 디자인이 유사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PB 제품 생산 및 판매는 쿠팡 입장에서는 답안지를 본 후 시험을 치는 것처럼 유리한 게임”이라면서 “어떤 디자인의, 어떤 컬러의, 어떤 사이즈의 제품이 몇 개 정도 팔리는지를 답안지를 모두 확인한 후에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서 팔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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