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생명엔 ‘호재’, 물산은 ‘글쎄’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지배구조 해결책 찾겠다”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증권가에서는 예상 시나리오에 따른 수혜주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 25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해 활동을 정리한 연간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서 준법위는 “삼성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G(Governance), 즉 지배구조의 개선”이라면서 “외부 전문가의 조언과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다양하게 경청하면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삼성 준법위]

삼성 준법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형사 재판을 받게 되자, 준법 경영을 약속하면서 출범한 기구다. 준법위는 출범 이후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여러 차례 밝혔다.

다만 지주회사 설립과 지분 확보를 비롯한 절차가 간단하지 않다. 준법위는 물론 그룹 측도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밝히지 못한 이유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를 둘러싼 지분 구조에 주목한다.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 보유한 삼성생명(삼성전자 8.74% 보유)과 삼성물산(5.01%)이 지배구조 개선으로 수혜를 볼 수 있을지를 점검하고 있다.

결국 삼성 지배구조 개선은 이재용 부회장과 일가족이 삼성전자를 어떻게 지배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거느린 삼성물산이 그룹 지주회사가 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지주회사 전문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지배구조 변화보다는 사업 경쟁력 자체에 주목해야’ 보고서를 29일 발간했다.

그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현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보험업법 개정, 금산분리 완화 등의 움직임과 맞물려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존재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지주회사가 상장 회사 지분 30%를 확보해야 하는 현행법이 가장 큰 문제다. 삼성물산과 이 부회장 일가, 계열사가 가진 삼성전자 지분을 다 합쳐도 20.79%에 불과하다.

약 350조원인 삼성전자 지분 10%를 확보하려면 현금 35조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면서 최 연구원은 “지배구조 관점에서 삼성그룹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현재의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외부 조력을 통해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봤다.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사진=삼성물산

 

삼성전자의 1대 주주인 삼성생명이 보유 지분을 파는 방식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생명이 만약 삼성전자 지분을 현 주가대로 전부 판다면 30조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온다.

이는 12조원 정도인 삼성생명 기업 가치보다 2.5배 큰 금액이다. 대규모 현금이 들어오면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삼성생명은 최대주주 삼성물산(19.34%)을 비롯한 대주주 지분율이 45.30%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배당을 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이 고스란히 대주주 몫이 된다.

지난 2010년 당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가전전시회(CES 2010)를 찾은 고 이건희 회장 가족들. 왼쪽부터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전 회장,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차녀 이서현 삼성글로벌리서치 CSR연구소 고문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10.44% 지분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6.92% 지분을 갖고 있어 직접적으로 배당을 받는 위치에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설사 하반기 내로 지배구조와 이에 따른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결정되어도 상당한 유예기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장에 배당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과거에도 지배구조나 지분 매각 가능성이 높아졌을 때마다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했던 점을 생각했을 때 하반기에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된다면 보유 지분가치 부각되며 삼성생명 주가 반등 계기로 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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