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체적으로 건설, 상사, 패션, 레저, 바이오 사업을 하고 있어 사업형 지주회사로도 분류된다.
삼성물산을 지주사로 전환하기는 투여되는 비용이 상당한 부담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려면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끊어야 한다. 아울러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은 50%)으로 확대해야 한다. 삼성전자 25% 지분을 매입하는데는 수십조원이 필요하다.
보험업법 개정되면, 삼성물산 지주사 현실화
관건은 보험업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다.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이용우 의원이 지난해 6월에 발의했다.
현행법상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때 총자산의 3% 이내로 제한된다. 지금까지는 이를 취득 당시 시가로 계산한다. 개정안은 이를 현재 시가를 기준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 8.51%를 보유하고 있지만, 취득할 때 당시 원가는 5444억원에 불과했다. 총자산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현재 시가로는 40조원 가량이라는 점이 문제다.
삼성생명 총자산과 비교해 3%를 가볍게 넘는다.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넘겨야 한다. 보험업법 개정이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 지분을 인수하는 주체가 삼성물산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후 지주사 전환 과정은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①삼성전자 물적분할
첫 번째 방식은 삼성전자의 물적분할이다.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재원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고,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물적분할 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것이다.
②삼성전자 인적 분할
두 번째 방식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다.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재원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고,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 후 삼성물산과 투자회사를 합병, 총수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이다.
③삼성물산 인적 분할
세 번째 방식은 삼성물산을 인적 분할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재원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고, 삼성물산을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삼성물산 금융회사와 삼성전자 등을 보유한 삼성물산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 후, 총수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삼성물산에 현물 출자하는 것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승웅 연구원은 “세 번째 방식인 삼성물산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인적 분할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자사주 활용이 가능하고 지주회사 전환과 금산분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면서 “첫 번째 방식은 삼성물산으로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지분 확보 차원에서 유리하겠지만 시장참여자의 동의를 끌어내기 힘든 방식으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방식의 경우 금산분리에 의해 지주회사 전환 이후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을 처분하거나 또다시 인적 분할 과정을 거쳐 금융계열사를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산, 생명, 전자, SDS…배당 확대 전망
故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 19조원 대한 상속세는 약 11조원 규모다. 이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중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는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3/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9,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9,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2/9를 가져간다.
예외적으로 삼성생명만 이재용 부회장이 3/6,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6,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6을 상속받았다. 이는 향후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에 대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10% 이상으로 늘린 것이다.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 삼성물산과 2대 주주 삼성생명에 대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막대한 상속세를 가족들이 나눠졌다. 현금이 필요하다. 결국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책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SDS가 배당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또한 지배력이 높은 삼성SDS의 지분 매각도 가능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