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일감 몰아주기, 박문덕 회장이 손해배상해야”

하이트진로는 2008년 4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생맥주 제조기를 만드는 서영이앤티에게 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 회사다.

하이트진로에 맥주 캔을 공급하는 삼광글라스도 서영이앤티에서 알루미늄 코일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를 도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세 회사에 시정 명령과 총 1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이들 회사는 행정 소송으로 이를 다퉜지만 대법원 판결로 패소가 확정됐다.

그러자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5일 “하이트진로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종결된 만큼, 이제 이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이사들에 대한 책임 추궁을 통해 회사의 손해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단체는 “하이트진로 감사위원회는 이 사건의 책임 있는 이사들을 상대로 회사가 입은 손해(과징금 손해 최대 79억 5000만원 및 부당지원으로 인한 손해 89억 3000만원 등)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 외 하이트진로 주주들은 이 사건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주주대표소송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부당지원행위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서영이앤티를 인수한 2008년 4월부터 시작됐다.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에 전문인력 2명을 파견하면서 급여의 일부를 대신 지급했다.

박문덕 회장과 박태영 사장 [사진=하이트진로]

또한 하이트진로가 삼광글라스로부터 직접 구매하던 맥주용 공캔을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는 이른바 통행세 지급 구조를 2012년 말까지 지속했다. 또한 공캔 통행세 거래를 중단한 2013년 1월부터 약 1년 간 그 원재료인 알루미늄 코일 구매시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는 통행세 구조를 만들었다.

게다가 하이트진로는 2014년 2월 서영이앤티가 자회사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키미데이타에 고가로 매각할 수 있도록 우회지원 했다. 또한 2014년 9월 하이트진로는 글라스락캡 구매시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는 방식의 통행세 지급을 요구했다.

공정위는 이런 방식으로 10년간 이루어진 부당지원행위(지원금액 약 100.3억원으로 추정)로 서영이앤티는 매출액이 급증하여 맥주공캔, 코일, 글라스락캡 등 분야에서 유력한 사업자 지위에 오름과 동시에 하이트진로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 회사가 되었고, 박태영으로의 지배권 승계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기업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에 2020년 2월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의 행정처분 중 주식매각 우회지원 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사건 내부거래로 인해 입게 된 손해는 최대 168억 8000만원”이라면서 “하이트진로 경영진이 부당하게 서영이앤티를 지원하는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회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그 책임은 당시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를 실행한 이사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 법인, 박태영 부사장, 김인규 대표이사, 김창규 상무 등(직책은 기소 시점 기준)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들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부과한 상태다.

단체는 “이 사건이 하이트진로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직적인 불법행위”라면서 “그렇다면 이러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지시한 이사들이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밝혔다.

소송 대상은 하이트진로 미등기 임원 박문덕 회장과 박태영 사장을 포함한다. 단체는 “박문덕 회장을 포함한 하이트진로의 책임 있는 이사들과 박태영 사장(미등기임원) 등을 상대로 회사가 입은 손해 전부를 회복하기 위한 감사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며, 감사위원회가 의지가 없다면 결국 주주들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여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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