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물적분할 문제, 상법 개정으로 풀 수 있을까

[유튜브 캡쳐]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이용우 의원의 대표 발의로 이사가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에 대하여 경영상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규정은 이사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중 어느 한 쪽에 이익이 되는 경영상 의사 결정을 내렸을 때,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지지 않는 근거가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4일 ‘이사의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의 존부, 법적 성질 및 관련 사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포럼은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는 일치하지만, 최근 알짜 사업부 물적 분할, 동시 상장, 불공정한 비율에 의한 합병, 교환 및 불공정한 가격에 의한 자진상폐 등 주주 가치에만 영향을 미치는 자본거래가 빈번하게 됨에 따라 이사는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의 존부, 법적 성질 등에 대해서 학계와 실무계 모두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라며 개최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을 발의한 이용우 의원도 축사에서 “회사의 주인은 ‘특정 주주’가 아니라 ‘모든 주주’이며, 주주의 대리인인 이사 역시 ‘모든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현행 상법에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규정되어 있지 않아 주주에게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이사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교수 [사진=경북대]

“대주주 이해상충시 이사회·주총에서 빠져야”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판례와 통설은 이사의 선관·충실 의무는 회사만 보호하며 주주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지배주주의 이해 상충 행위에 무방비”라고 비판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이사들의 책임 문제가 떠올랐다.

당시 삼성 측은 “검찰이 해당 이사회 결정에 찬성한 이사들에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한 것은’이사의 주주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 판례에 반한다”면서 “삼성물산은 오히려 제일모직 합병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자회사로 거느리게 되는 이익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주주 간 비례적 이익이 훼손됐는지, 지배주주가 일반 주주의 가치를 편취하는지가 이해 상충 해소의 기준”이라면서 “이해 상충 사안에서는 지배주주가 선임한 이사들이 이사회 결의에서 배제돼야 하고, 주총에서는 지배주주 자신과 특수 관계인들이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이배 전 의원 [사진=국회]

“이사의 손해배상 넘어 경영 개입과 원상회복 가능해야”


채이배 전 의원(공인회계사)는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이 살아있는 조항이 되도록 하고, 실질적으로 사익편취를 방지할 수 있도록 회사기회유용과 이사 자기거래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1년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회사기회유용 방지 조항이 도입됐다. 그러나 채 전 의원은 해당 조항의 실효성 보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397조의2(회사의 기회 및 자산의 유용 금지) ①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 없이 현재 또는 장래에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사의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는 “회사기회유용금지 조항이 신설되었으나, 이를 위반할 경우 회사나 주주에 의한 구제수단이 미흡하여 실효성이 훼손될 소지가 있는 만큼, 손해배상 이외에 개입권(介入權)이나 원상회복 및 이득 반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채 전 의원은 “일반적 법리로서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을 명확하게 도입하고, 구체적인 조항들 역시 법체계에 맞게 재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송옥렬 교수

“이사의 주주에 대한 의무 규정한 나라 없어”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주에 대한 이사의 의무 조항 규정에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송 교수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의 교과서에서 이사의 충실의무의 대상은 회사”라면서 “여기서 회사는 전통적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주주”라면서 “현재 법리에 의해서 구제가 어려우면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 신설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생각하는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법체계에서 수용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이사가 주주에게는 신인의무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소액주주가 법적으로 손해 본 것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를 도입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삼성물산 합병 비율 문제 역시 송 교수는 “합병비율의 불공정이 인정된 사례는 없다”면서 “상장회사가 포함된 합병에서 시가에 의한 합병비율 산정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할 상장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만일 LG화학 주주가 손해를 입증할 수 있다면 경영진에게 책임 추궁이 현재의 회사에 대한 신인의무로도 가능하다”면서 “이런 입증은 현실 소송에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송 교수는 “LG화학의 지배주주도 같은 주가 하락의 손해를 입었다”면서 “최소한 물적분할 문제는 주주의 비례적 이익에 대한 신인의무 조항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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