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배경엔 ‘지배구조’ 문제

알짜 사업 분할해 떼 주고

1·2대 주주는 법정 싸움 중


사업과 관계 없는 부동산에 1000억 ‘베팅’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핵심은 현대엘리베이터다. 그룹 내 거의 유일한 현금 창출원이면서 다른 계열사들을 거느린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1위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발목을 잡는 것 역시 그룹 지배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의 문제점으로 “비핵심 사업 투자 확대(나진상가 매입 1004억원), 자동화부문(현대무벡스, 지분율 40.3%) 분사로 인한 신사업 동력 일부 상실, 최대주주와 2대 주주 간의 소송으로 인한 지배 구조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지난해 말 현대엘리베이터는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3가에 위치한 나진전자월드 상가와 신계동에 위치한 건물 등을 인수하기로 했다.

나진전자월드는 부동산 임대 기업 나진산업이 보유하던 건물로 지난 1967년 지어진 국내 최대 전자제품 유통단지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 인베스트먼트가 나진전자월드를 보유하고 있다.

용산 부지 개발 사업에 관심이 있는 현정은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와 무관한 사업에 한 해 영업이익에 맞먹는 돈을 썼다는 비판이 나온다.

잠정 공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매출액으로 1조 8017억원, 영업이익 1463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 9692억원과 영업이익 1조 210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현대상선 경영권 지키려다 금융상품 손실…2대 주주 쉰들러에 1700억원 배상할까?


최대주주인 현정은 회장 측(26.54%)은 2대 주주인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 쉰들러 홀딩 AG(15.50%)와 법정 싸움을 하는 이유도 투자 문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계열사였던 현대상선(현 HMM)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현대상선 주가에 연동한 이들 상품에 투자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이후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부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현 회장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파생계약을 맺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현 회장 등에게 2014년 7180억원을 배상하라는 주주 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자를 포함한 배상액이 7500억원에 달한다.

1심은 현 회장이 승소했다. 그러나 2심은 현 회장이 17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3심 대법원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범현대가인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 그러나 KCC가 지분을 지난 2006년 쉰들러에 넘긴 이후 현재까지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 내 알짜만 긁어모아 상장사 ‘현대무벡스’ 탄생


현대무벡스는 2021년 NH스팩14호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1년 8월 현대글로벌주식회사의 시스템 자문,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데이터베이스(DB)구축, 시스템통합업무 등 주요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설립됐다.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 자동화, 승강장 안전문 사업을 떼내 합병했다. 상장을 앞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핵심 사업을 가져가 별도 회사로 만든 또 하나의 사례인 것이다. 그러면서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35.66%) 외에도 현 회장과 딸들이 약 29.96% 지분을 확보했다.

대주주 일가가 지배한 기업에 알짜 사업을 몰아주고 상장의 이익까지 가져가게 했다는 평가다. 그로 인한 모회사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하락은 결국 소액 주주들의 몫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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