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광주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재개발 현장 ‘건물 붕괴 사고’는 17명의 사상자를 낳았다. 그리고 또 올해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건설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
이것을 모두 현대산업개발이라는 기업의 탓을 하기는 쉽다. 과연 그렇게만 볼 수 있는 일일까.
우리 건설업 도급 구조를 살펴볼 필요는 없을까.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 사업은 큰돈이 되지만 상당히 위험한 사업이다. 가장 큰 위험은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다.
사업 계획대로 인허가가 나오지 않거나 준공절차에 문제가 생기면 시행사가 망하게 되는 일이 많다. 여기에 현지 업체가 개입할 틈이 생긴다.
지방의 대형 건축설계사무소는 감리 업무로 먹고산다. 감리비는 정부가 개입해 정해 놓은 기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설계 업무도 같이 따낸다.
현장에 상주하는 인원이 많아 현지 기술인력을 써야 하므로 서울의 설계사무소가 감리업무를 지방에서 수행하는 것에 비해 적어도 원가에서 경쟁력이 있기에 감리업무를 따기 쉽다.
지자체도 현지 업체가 감리를 하면 알음알음 인맥이 있어 덜 까다롭게 군다. 그래서 지방 설계사무소는 퇴직한지 얼마 안 되는 지자체 출신 고위 공무원을 모신다.
이렇게 현지에서는 공무원, 용역업체, 감리회사가 연줄 연줄로 얽히고설키는 인허가 마피아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방에서 건설을 하려면 지방계약법 등에 의해 시공 능력과 상관없이 오로지 지방기업이기만 하면 공동 사업자 또는 하청 사업자 등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지방 건설사를 위한 특례 조치들을 따라야 한다.
금액이 큰 공사도 무조건 일정 비율 이상을 지방 기업과 동업하거나 하청을 주어야 한다.
원도급자인 대기업에게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어도 한계가 있다. 파견 나간 본사 직원도 대부분 그 지역 출신에 그 하도급업체와 연줄이 있다.
그런데 사고가 터진다. 계약서에는 안전사고 품질 등은 공사를 한 하도급업체가 모두 책임지도록 돼있다.
하지만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모든 손가락질을 받는다. 하도급업체를 파고들거나 이 같은 도급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없다. 그리고 이 생태계는 유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