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9월 24일 그룹 임원들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친인척 5명의 주식 매매 내역을 한꺼번에 공시했다. 같은 해 4월 5일부터 8월 25일까지 4개월 넘는 기간 이뤄진 매수와 매도 내역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임원•주요주주는 임원•주요주주가 된 날부터 5일 이내에 자기가 소유하는 특정 증권의 소유상황을 보고하고 소유 증권의 수의 변동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변동이 있는 날부터 5일 이내에 변동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다만 변동 주식수량이 1000주 미만이거나 취득•처분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경우에만 예외다. 보고 의무자들이 공시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시총 12조원이 넘는 코스닥 대표 기업의 임원들이나 공시 담당자들이 이 같은 의무를 몰랐던 것일까. 오히려 규정이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공시 의무가 임원이나 대주주 개인에게 있다 보니 지연 보고도 단순한 주의 조치로 넘어가는 일이 많다. 특히 회사 임원들만 알고 있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든지 하는 문제가 없는 이상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는 일이 많아서다.
회사 입장에서는 임원들이 특히 주식을 팔 때마다 공시를 하면 언론에 보도되고 주주들에게 알려지며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이 같은 고의적으로 늦은 시점에 공시한 것이다.
이와 별개로 회사 역시 최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보유 주식에 변동이 있으면 공시를 해야 한다. 여기에는 제재 규정도 없다.
그러자 코스닥 상장사 넥스트사이언스는 작년 9월에 있었던 최대주주 가족의 지분 변동을 같은 해 12월 31일에서야 공시했다. 주식 시장 폐장 이후다.
주식 시장에서 내부자들의 매매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다. 회사 사정에 밝은 이들의 매수와 매도는 외부자가 기업 전망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 내부자들이 외부자들보다 많이 가질 수밖에 없는 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시세차익을 남기지 못하도록 막는 것 역시 금융당국의 의무다. 관련 규정을 정비해서 기업이 고의로 공시를 늦게 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