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주는 스스로 움직인다”…한·일 주주행동주의 차이 진단

심혜섭 변호사

▶ 네이버·야후 게시판 비교 관찰…“한국 개인주주 참여도 압도적”
▶ 주총 시즌 ‘직접 방문 위임장 경쟁’…한국만의 독특한 풍경
▶ 집단행동 경험이 만든 ‘한국형 OS’…상법 개정 동력으로 이어져

심혜섭 변호사(남양유업 감사)가 한국과 일본 개인주주의 행동 양식 차이를 비교하며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특징을 짚어냈다. 그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의 주주들은 스스로 규합하고 행동하지만 일본의 주주들은 관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심 변호사는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이 벌어진 기업들의 온라인 게시판을 관찰한 결과, 한국 개인주주들은 단체 채팅방 개설이나 주주연대 조직, 회사 항의 전화, 위임장 몰아주기 등 적극적인 행동을 제안하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관망적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다만 해당 분석은 학술적 데이터가 아닌 개인적 관찰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특히 그는 한국 주주총회 시즌에 나타나는 ‘직접 방문 위임장 경쟁’을 한국 특유의 현상으로 꼽았다. 회사 측과 주주제안자 측이 의결권 확보를 위해 개인 주주를 직접 방문해 위임장을 모으는 모습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찾아보기 어렵고, 일본에서도 흔치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자위임장 플랫폼을 통한 자발적 참여 비중이 매우 높았고, 위임장 경쟁 초기 개인주주 참여가 집중되는 경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심 변호사는 이러한 적극적 참여 문화의 배경을 한국 사회의 집단 행동 경험에서 찾았다. 재개발·재건축 조합 활동이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정치 집회, 학부모 단체, 노조 활동 등 다양한 공동체 경험이 한국 사회의 일종의 ‘운영체제(OS)’ 역할을 하며 집단적 의사결정과 행동을 학습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문화가 “빠릿빠릿함, 일사불란함” 같은 특성으로 이어져 산업화와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높은 투표율, 분리수거 문화의 정착 등 한국 사회의 집단 참여 사례를 언급하며 최근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확대 등 상법 개정 역시 이러한 참여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기업지배구조가 이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지만 1차부터 3차까지 이어진 상법 개정으로 변화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변호사는 “한국 사회는 신분이나 계급 경계가 비교적 흐릿해 주주 참여와 연대가 쉽게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며 “일본 주주들의 상대적으로 거리 두는 태도를 보며 이런 차이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댓글 남기기

HOT POSTING

지구인사이드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