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있었던 기업 지배구조 관련 주요 사건들을 되짚어보고 올해 예상되는 변화를 담은 책이 나왔다. 저자 천준범은 기업 자문을 맡던 로펌 변호사 출신으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는 2000선에서 5000선으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원 규모 유상증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시도 등 의사 결정 과정이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드러내는 문제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오너’로 불리는 지배주주의 절대적 권력이다. 그리고 그 지배주주가 세습되는 것이 당연히 여겨지는 지배구조다.
저자는 이런 지배구조가 “구성원들은 스트롱맨의 지시만 따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킨 일만 하면 된다’는 마음 가짐으로 일하게 된다”고 비판한다. 지배주주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더 큰 비효율이 숨어있다는 비판이다.
결국 리더의 잘못된 결정이 기업의 운명과 국가 경제력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조성하는 일이 좋은 기업 지배구조의 확립이다. 저자는 “기업의 수명은 리더의 능력이 아니라, 리더가 실수할 수 있음을 전제로 설계된 거버넌스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또한 문어발식으로 확장된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핵심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이 역시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떤 사업이 핵심이고, 어떤 사업이 정리 대상인지에 대한 판단은 지배주주의 선호가 아니라 시장 논리에 의해 검증되어야 한다”며 “계열 회사 유지를 통해 지배력을 방어하는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집단 전체의 효율성을 갉아먹는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