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이 경영권을 위협한다는 주장은 엄살”

이남우 회장 [사진=김의연]

경영권 개념은 콩글리시…자사주는 이미 ‘없는 주식’
글로벌 연기금 “경영권 방어 제도화 시 한국 PBR 0.3배로 후퇴” 경고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최근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사주 소각이 경영권을 위협한다’는 주장에 대해 “재무적으로도, 지배구조적으로도 성립하지 않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9일 거버넌스포럼 주최 좌담회에서 이 회장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는 순간 해당 주식은 자기자본에서 차감되며, 회계적으로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라며 “소각 여부는 이후 현금흐름이나 재무건전성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 시점에 현금 유출이 발생할 뿐, 소각은 추가적인 현금 부담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자사주 소각의 효과를 ‘지배구조 리레이팅’에서 찾았다. “소각을 하면 유통주식 수가 줄고, 이는 주당 가치와 기업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영권이 흔들린다는 주장은 과도한 위기의식, 혹은 엄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례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사주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이 ‘경영권 위협’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자사주는 의결권 계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실질 지배력은 시장에 알려진 수치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SK㈜의 경우도 “최대주주 일가의 공식 지분율은 25%대지만, 자사주를 제외하면 실질 의결권은 30% 중반을 넘는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특히 해외 장기투자자의 시각을 강조했다. 최근 네덜란드 연기금 관계자와의 논의를 소개하며 “만약 한국이 경영권 방어를 법제화한다면, 한국 증시는 신흥국 최하위 수준의 디스카운트를 받아 PBR 0.3배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통용되는 ‘경영권’이라는 용어 자체가 영어권에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라며 “경영진이 성과와 무관하게 영구적 지배를 주장하는 순간, 시장은 즉각 할인율로 응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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