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보수 안건, 이제 ‘관행’은 통하지 않는다

강송욱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수호]

대법원 판례·개정 상법 맞물리며 정기주총 실무 전면 재편

“이사 겸 주주는 특별이해관계자…의결권 제한 명확히 고지해야”

표결 결과 즉시 공시 시대, 결의 취소 소송 리스크 급증

“주총은 하루 이벤트 아냐…연중 주주 소통 전략이 핵심”

올해 정기주주총회는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막론하고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법적 긴장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개정 상법의 단계적 시행과 더불어, 지난해 4월 선고된 대법원 판례가 주주총회 핵심 안건인 ‘이사 보수 승인’의 법적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강송욱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는 9일 열린 디엘지 주최 세미나에서 “이번 정기주총은 단순한 연례 절차가 아니라, 과거 관행이 법적으로 정리되는 분기점”이라며 “특히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은 가장 큰 리스크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사 보수 안건, 이사 겸 주주는 의결권 행사 못 한다”

핵심은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은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서 이사 지위를 가진 주주는 ‘특별이해관계자’에 해당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존 실무에서는 이사이자 주주인 경우에도 보수 한도 승인에 참여하는 사례가 일반적이었지만, 판례는 이를 명확히 차단했다.

강 변호사는 “이사 보수는 월급, 상여, 퇴직금, 퇴직위로금은 물론 최근 활용이 급증한 RSU(주식기준보상)까지 모두 포함된다”며 “보수 한도는 주주총회 결의로만 정당화될 수 있고, 이를 벗어나면 부당이득 반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수 한도가 전년도와 동일하더라도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주 구성과 이사회 구성의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동일 금액이라도 재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표 계산 방식까지 바뀐다…정족수 산정 ‘주의’

의결권 제한은 단순히 “투표를 못 한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표 계산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이사 겸 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출석 주식 수와 발행주식 총수 계산에서 모두 제외해야 한다.

강 변호사는 “감사위원 3%룰과 동일한 논리”라며 “법무부도 유권해석을 통해 발행주식 총수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고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계산 오류가 발생할 경우, 결의 무효 또는 취소 소송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경고다.

‘당일 표결 결과 공시’…소송 리스크 즉시 노출

올해부터 상장사는 주주총회 당일 의안별 표결 결과를 수시공시해야 한다. 정기보고서에도 동일 정보가 기재된다. 이는 절차 하자에 대한 주주의 문제 제기가 과거보다 훨씬 쉬워졌다는 의미다.

강 변호사는 “의결권 제한 대상이 투표에 참여했거나, 정족수 산정이 잘못된 경우 주총 직후 곧바로 결의 취소 소송이 가능해진다”며 “논란을 피하려면 의결권 제한 여부를 주총 전·중·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 상법, 정관 개정 못 했어도 ‘적용된다’

사외이사의 독립이사 명칭 변경,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개정 상법 사항을 아직 정관에 반영하지 못한 기업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강 변호사는 “개정 상법의 다수 규정은 강행규정”이라며 “정관을 고치지 않았더라도 법이 우선 적용된다”고 밝혔다.

다만 법적 명확성과 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는 정기 또는 임시주총을 통해 정관 개정을 병행하고, 부칙으로 시행 시점을 구체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총은 하루가 아니라, 연중 주주 소통의 결과물”

강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주주 행동주의 확산에 따른 대응 전략을 강조했다.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이사 선임,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은 거의 모든 행동주의 캠페인의 공통 요구”라며 “주총 하루의 기술적 대응보다, 연중 주주와 어떤 논리로 소통해 왔는지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사회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 총수익률(TRS), 대체 수단 검토 여부,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제시한 자사주 거래 공시 기준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정 상법 시대의 주주총회는 더 이상 형식적 의결 절차가 아니다”라며 “이사회 판단의 정당성과 주주 설득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는 무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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