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원 트러스톤 대표, 현장 행동주의 경험 토대로 제도 보완 촉구
“상법 개정 효과 분명하지만 저평가 기업 절반…일본과 대비”
대만식 투자자보호기구·기업가치 제고계획 실효성 강화 제안
“주총 의장 독립성 확보, 초저PBR 기업 대상 단계적 압박 필요”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자본시장 토론에서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렸지만 시장 전반이 건강해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초저PBR 기업 구조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지금의 상승은 일부 대형주 쏠림 결과일 뿐, 한국 증시의 체질 개선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이 열렸다.
■ “상법 개정 효과 인정…하지만 시장 절반은 여전히 저평가”
이 대표는 최근 지수 상승 배경으로 상법 개정, 공시 제도 개선 등 정책 효과를 인정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과 배당 확대도 긍정적 변화로 평가했다. 그러나 지표를 보면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 미만 기업 비중이 한국에서는 약 47%인데 일본은 6%, 대만은 4%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밸류업 과정에서는 초저평가 기업 주가가 크게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한국은 반대로 이미 오른 기업만 더 오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기업가치 제고계획 참여율 6%…연성 규정 한계”
기업가치 제고계획 자율 공시 제도에 대해 “상장사 100곳 중 94곳이 참여하지 않은 셈”이라며 실효성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일본도 연성 규정이지만 실행률은 달랐다”며 한국 시장의 제도 수용성 차이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 이후 자사주 맞교환 등 우회 행위가 늘어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 “현장에선 주주권 행사하려면 소송부터…7년 걸리기도”
이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 실무 경험을 토대로 “주주명부 열람 같은 기본 권리도 기업이 거부하면 소송으로 가야 한다”며 제도적 접근 장벽을 언급했다. 실제 관련 분쟁이 7~10년 걸린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 제도 보완 제안
그는 ▲초저PBR 기업 대상 기업가치 제고계획 의무화 또는 강화 ▲대만식 투자자보호기구 설립 검토(소송 비용 부담·집단소송 활성화 지원 구조) ▲저평가 기업 대상 ‘Bear Hug’ 공시제 도입 검토
(외부 인수 제안 시 이사회가 공개·설명하도록 하는 장치) ▲주주총회 의장 독립성 확보(회사 대표가 아닌 독립 사외이사 등 선임)를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현행 제도는 기업의 선의에 기대는 구조인데, 결과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며 “초저평가 기업을 방치하면 나쁜 관행이 확산되는 ‘깨진 유리창’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시스템 개선을 통해 결과까지 개선해야 진정한 코리아 프리미엄이 가능하다”며 “주가 7000도 제도만 제대로 작동하면 비현실적인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