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에스폼 소액주주 “상장사 이익, 오너 가족회사로 이전”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주최로 주주관여활동 및 주주제안 활성환 방안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안수호]

삼목에스폼을 둘러싼 지배구조와 자산 운용 문제가 단순한 개별 기업 이슈가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 신뢰와 ‘밸류업’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보열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30일 국회 간담회에서 회사의 배당 정책, 내부거래 구조, 자사주 처분 과정 등을 “상장사 이익이 주주가 아닌 오너 일가 쪽으로 이전된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먼저 회사의 자산 규모와 배당 실적을 대비했다. 그는 삼목에스폼이 보유한 현금과 이익잉여금 약 6000억원, 감가상각이 끝난 알루미늄 제품 11만톤, 공장 부지 약 22만평 등을 고려하면 실질 자본총계가 최소 1조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1996년 상장 이후 29년간 소액주주에게 지급된 누적 배당금은 86억원에 불과하고, 평균 배당성향은 3%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약 30%대)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핵심 쟁점으로는 오너 일가 가족회사와의 거래 구조를 들었다. 이 대표에 따르면 2007년 설립된 가족회사 ‘에스폼’은 삼목에스폼으로부터 외주 가공비 등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설립 초기 직원 수가 많지 않았음에도 단기간에 수백억원대 매출과 수십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했고, 이후 자본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상장사 인력과 설비를 활용해 비상장 가족회사가 성장한 구조”라며 “상장사 이익이 주주가 아니라 가족회사로 이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유상·무상증자 과정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 대표는 2010년대 중반 회사에 현금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자금을 추가 납입해야 했던 반면 오너 측은 증자 전 지분 매각이나 신주인수권 처리 등을 통해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는 빚을 내 증자에 참여했지만, 가족회사 지분은 늘어나는 결과가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사안으로는 자사주 처분을 지적했다. 그는 2025년 회사가 보유 자사주를 오너 자녀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에 매각한 과정에서 절차와 가격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매각 가격이 장부가치 대비 낮았고,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도 정족수·이해관계 문제 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이 사안과 관련해 금융당국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보열 대표 [사진=안수호]

주주총회 운영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이 대표는 주총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지역에서 열리고, 감사위원 임기 산정 등과 관련해 주주제안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주 참여를 어렵게 하는 환경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제도 개선 방향으로 주주에게 ‘방패와 창’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이사가 법령을 위반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만 허용되는 현행 집행정지·가처분 제도의 적용 범위를 회사뿐 아니라 주주 피해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위법한 이사회 결의에 대해 주주가 직접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적 요구로는 ▲실질적 주주환원을 유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및 법적 장치 마련 ▲자사주 처분 및 내부거래에 대한 감독당국의 철저한 조사 ▲주주가치 제고 의지가 낮은 기업에 대한 상장 유지 적정성 재검토 등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삼목에스폼 사례는 한 기업 문제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기본 질서를 바로 세울 것인가의 문제”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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