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주최로 주주관여활동 및 주주제안 활성환 방안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장은 주주관여·주주제안 활성화 논의 자리에서 자산운용사의 실제 인게이지먼트 방식과 제도 개선 과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최 팀장은 NH아문디가 사전에 환경(E)·사회(S)·지배구조(G) 전반에서 12개 핵심 테마를 선정해 주주관여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의 기본 원칙으로는 ‘트레이서빌리티(지속 추적)’와 ‘에스컬레이션(단계적 강화)’을 제시했다. 단발성 면담이나 서한 발송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답변 수준과 문제 인식 정도를 분석해 ESG 평가 등급, 의결권 행사,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까지 연계하는 구조다.
실제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ESG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심각한 경우 ESG 펀드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의결권 행사에서도 대표이사 선임 반대, 관련 위원회 의장 반대, 과소배당 시 재무제표 승인 반대 등으로 대응 수위를 높인다. 벤치마크(BM) 대비 중립 또는 비중 축소 권고도 병행한다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주주관여 활동을 “외부경제 효과가 큰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운용사나 주주연대가 비용과 리스크를 부담하며 캠페인을 수행하면, 성과는 자본시장 전체 투자자가 공유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법률 리스크, 공시 의무, 소송 비용, 평판 리스크 등 부담은 수행 주체에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비용 일부 보전, 법률 리스크 완화, 세제 혜택, 우수 사례에 대한 감독상 인센티브 등 정책적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보 비대칭 문제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재무정보는 분기 단위로 촘촘히 제공되지만, ESG 정보는 연 1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데이터의 신뢰성과 비교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그는 ESG 공시 제도 고도화와 함께, 기관투자자 인게이지먼트 내역과 의결권 행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정보 공유 플랫폼 재가동 필요성을 언급했다. 과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운영했던 의결권 정보 플랫폼(VIP) 사례를 들며, 유사한 시스템의 부활을 제안했다.
주주제안 제도에 대해서는 “현재 구조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주총 승인 안건 중심이고, 가결 시 회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구조라 기업 부담이 커 방어적으로 대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처럼 ‘권고적 주주제안’ 활성화와 지분율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ESG 관련 주주제안 비중이 이미 과반을 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주주총회 분산 개최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발행사 공시, 의안 분석 보고서 발송, 연기금 의결권 위임 등 모든 일정이 마감 시점에 몰리면 실제 분석 시간은 이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슈퍼 주총데이’에는 하루 20~30개 안건을 소화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심층 검토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AI 활용 확대 흐름도 언급됐다.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과 과거 판단 사례를 학습한 AI 에이전트가 1차 의견을 제시하고,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하는 방식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의결권 행사 물량 증가와 효율성 요구에 대응하는 흐름으로 해석했다.
최 팀장은 종합자산운용사의 주주관여는 단기적·공격적 캠페인보다 중장기적이고 온건한 방식에 가깝다고 정리했다. 다수 기업의 점진적 개선이 곧 포트폴리오 전체 수익률과 연결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주주관여 활성화를 위해 ESG 공시 강화, 정보 공유 플랫폼 구축,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최근 해외 투자자의 한국 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를 제도 개선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